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명단에서 중국 등 8개국의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것에 대해 중국은 안도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5일 사평을 통해 "중국을 제외하지 않았다면 강하게 저항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조치는 패권적인 행보이며 중국은 이란과 정상적인 거래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사실 중국은 이란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이란 원유는 중국 원유 수입량의 7% 안팎으로 단기간 내 빠르게 대체하기가 어렵다"면서 미국의 결정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과 이란의 경제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제재 조치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신문은 "앞서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금지조치 소식이 나온 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의 경제협력은 '정상적인' 범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후 미국이 중국 등을 제외했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고마워할 리도 없다"고 밝혔다.
객관적으로 이는 상당히 패권주의 성향의 행동이라는 것. 환구시보는 "이란 핵 합의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함께 이란과 체결한 것"이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관련국의 핵 합의를 바탕으로 한 이란과의 경제활동을 제재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련국이 미국의 결정을 따라야 할 의무도 없다면서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계속 갈등을 조장하면 결국 고립되는 것은 미국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이란의 관계에 문제가 없다며 중국은 계속 우호관계를 유지할 뜻도 밝혔다. 또, 미국과의 갈등을 이란 문제에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세계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과 가장 거대한 규모의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압박을 계속 키울 수는 없지만 중국은 전진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란은 중국의 파트너이며 미국은 중국의 중요한 개방대상이라며 미국과의 화해의 뜻이 여전히 있음도 알렸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그 어떤 누구와도 대립하고 싶지 않으며 중국 외 갈등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중국의 이익이 무시가 아닌 각국의 존중을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평등과 존중이 전제된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가자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전화통화가 성사되고 '좋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곧 전환점을 맞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와 함께 5일 개막한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시 주석의 '작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단 중국은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보호무역 반대'의 뜻을 다시 천명하고 향후 15년간 약 40조 달러 규모의 상품 및 서비스를 수입하겠다며 대외개방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알리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양국 무역전쟁의 향방은 6일 미국 중간 선거 결과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성과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