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성일 81세로 타계···마지막 영화 '소확행' 미완으로 남아

2018-11-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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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성일[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4일 새벽 신성일이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전남에서 치료에 전념해 왔지만 끝내 숨졌다. 가족들은 전날 고인의 사망을 예견하고 빈소를 예약했다가 사망 기사가 먼저 보도돼 당황하기도 했다. 사망보도 당시 신성일은 호흡기에 의지한 채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신성일 "한국영화사와 함께 한 발자취"
신성일은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다. 데뷔작 ‘로맨스 빠빠’ 이후 신성일은 잘 생긴 외모와 연기로 1960년대의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맨발의 청춘’, ‘초우’, ‘별들의 고향’ 등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한국 영화만 500편 이상이다.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한국 영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로맨스 빠빠’를 비롯해 ‘보고 싶은 얼굴’ ‘맨발의 청춘’ ‘잃어버린 태양’ 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엄앵란과 1964년 결혼해 세기의 커플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신성일 엄앵란 부부는 스타 부부의 시초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결혼식에 하객 4000여명이 몰리기까지 했다.

신성일은 제10회, 28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제25회 아시아영화제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등 각종 시상식의 상도 휩쓸었다.

◆ 정계진출 등 영화 외적 스캔들 '화제'

배우로 신성일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연기 외적인 요소들로 항상 이슈를 몰고 다녔다. 그 대표적이었던 행보가 바로 정계진출이다. 신성일은 1978년 박경원 전 장관의 특별보좌역으로 발탁돼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두 번 낙선됐지만 한나라당 후보로 세 번째 도전 끝에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인이 된 신성일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신성일은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광고로비 사건과 관련해 2005년 2월 뇌물수수죄로 구속됐고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2년여간 복역 후 출소했다.

2011년 자신의 자서전을 발간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신성일은 자서전을 통해 과거 여성 편력을 서슴없이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후 엄앵란과 신성일은 1978년부터 이혼하지 않고 별거 중인 사실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 꺼지지 않은 영화인의 열정 '마지막까지 타올라'

출소 이후 신성일은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갔다. 그는 2013년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으로 20년 만에 충무로에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에서 신성일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말기 암 환자 역을 맡았으며 간병인에게 생의 마지막 욕망과 꿈 같은 사랑을 느끼게 되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상대역인 배슬기와 신성일은 무려 49살 차이로 화제를 모았다.

암 환자를 연기했던 신성일은 지난 2017년 실제로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그는 종종 방송을 통해서 건강한 모습과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암 투병 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신성일은 지난달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했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선 유작 '소확행'을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지만 그 영화는 끝내 세상에 선보이지 못했다. 시대를 대표했던 당대의 스타는 이렇게 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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