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구글 직원들..회사에선 무슨 일이?

2018-11-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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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0여 개 지사에서 구글 직원들 동맹파업

성추행 사건의 투명하고 강경한 처리 요구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구글 본사 앞에서 구글 직원들이 사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강력하고 투명한 처리를 요구하면서 파업 시위를 벌였다. 한 여성 직원이 든 팻말에는 "구글은 괜찮지 않다. #악해지지 말라"는 글이 적혀있다. [사진=AP/연합]


전 세계 수천 명의 구글 직원들이 1일(현지시간) 부당한 사내 문화에 항의하는 동맹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회사가 성추행 가해자들을 승진시키고 엄호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파업 주최측은 회사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여성이 안전하게 성추행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건 처리 시 투명하게 과정을 공개하며 강요된 합의를 요구하지 않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파업은 올해 성추행과 관련해 가장 큰 규모로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를 비롯해 뉴욕, 런던, 싱가포르, 베를린, 도쿄 등 세계 40여 개 지사에서 진행됐다. 구글의 경우 다양성, 포용, 평등을 추구하며 직원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하고 내부 이견에 대해서도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사내 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만큼 이번 파업은 놀라웠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이번 이벤트가 주최된 계기는 지난주 나온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였다. NYT는 지난 10년 동안 세 명의 고위 경영진이 성추행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에서 보호받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고 2014년 9000만 달러(약 1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 보상금까지 챙겨줬다. 그 외에도 구글의 연구조직인 구글X의 리처드 드볼 이사는 2013년 취업 면접을 보러 온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수년간 임원 자리를 지키다 NYT 보도가 나온 이후 물러났다. 여기에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도 혼외 성관계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있다.

올해 구글 직원들이 회사에 반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직원들은 구글이 미 국방부와 체결한 인공지능 드론 계약인 '메이븐 프로젝트'가 인명 살상용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고 10여 명의 엔지니어가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또한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개발 비밀 프로젝트 '드래곤플라이'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직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토마스 닐랜드는 WSJ에 "구글 직원들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임무를 가진 특별한 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모든 직원들에게 좌절감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업 주최자 중 한 명인 뎀마 로드리구에즈(38)는 뉴욕에서 직원들을 향해 "구글은 '세계 두뇌위원회(brain trust)'로서의 잠재력에 부응해야 한다"면서, “구글 직원 한 명 한 명은 구글을 변화시킬 도구를 가지고 있다”며 강력하게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1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NYT 컨퍼런스에서 구글은 직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상황은 우리가 늘 옳지만은 않았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추행으로 떠나는 직원들에게 더 이상 퇴직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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