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임채환 KT AI담당 상무 "연내 기가지니 이용자 150만 달성"

2018-10-3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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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파트 이어 스마트시티까지

임채환 KT AI서비스 담당 상무가 AI호텔의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AI(인공지능)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생태계에 보다 더 많은 AI서비스가 들어갈 수 있도록 고객 기반의 능동적인 서비스를 '인공지능적'으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임채환 KT AI서비스 담당 상무는 31일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AI서비스가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사업주들의 경영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임채환 상무가 맡은 업무는 AI서비스 분야다. AI서비스는 생태계를 확장하고 자체적인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AI 콘텐츠는 '서드 파티'라 불리는 사업자들에게서 나온다.

KT는 올해 150만명에게 AI서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부산 영도에서 최초로 적용하는 AI아파트도 KT가 주력할 분야다. 중장기적으로 보다 능동적인 AI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통신 기반 KT DNA, AI 시장서 '빛' 발해

임채환 상무는 AI서비스에서 KT의 위상에 대해 "압도적 1위 사업자"라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KT의 AI스피커 기가지니 이용 고객은 120만명에 달한다.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인식률이 높아지면서 매월 1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연말까지는 1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임 상무는 "AI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서비스가 진화하고 발전해서 고객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상무는 "고객들의 사용량이 많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조사했는데 AI서비스를 경험해본 고객들의 50~60%는 AI서비스 없이 살 수 없다는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AI서비스를 이용하면 옷 입을 때 날씨를 물어볼 수 있고 자기 전에 노래를 틀어준다. 침대에 누워서 30분 후에 음악을 꺼달라는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수십년 동안 KT의 주업무였던 통신업은 AI 시대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KT는 수십년 동안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1년에 1억콜 이상의 음성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전화를 인식해 직원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적도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음성인식률이 떨어졌다. KT의 음성인식을 향한 꾸준한 노력은 AI시대에 주목을 받고 있다.

◆B2B 호텔 시장 공략…"사업방식 바꿀 것"

KT는 B2B 시장에서 호텔을 공략했다. 최근 호텔은 더이상 '비싸고 사치스러운 숙박시설'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호캉스'라 불릴 정도로 호텔에서의 휴식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인구에서 음식과 숙박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아지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점에도 주목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이 지난 상반기 조사한 결과 1인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명절에도 호텔 예약률은 올라갔다.

AI호텔 진출 당시 임 상무는 해외출장을 다녔던 경험을 상기해봤다고 했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투입되지만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는 게 임 상무의  회상이다.

임 상무는 "'호텔에서 어떻게 하면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건 없을까', '타월이 부족한데 컨시어지에 여러번 연락해야 하는 번거로움 해결할 수 없을까' 등의 의문을 인공지능으로 해결해보자라는 니즈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최근 모 호텔에서 등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AI호텔을 내세웠다"며 "KT의 AI호텔은 투숙객들에게도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호텔 소유주의 사업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토털 서비스' 제공

KT의 AI호텔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전체 동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웨스턴조선호텔은 AI로 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데 사업주 입장에서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경쟁사와의 차별점도 이 같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의 AI호텔은 점차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보수적인 호텔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임 상무는 "10년 전에 세운 호텔은 그 당시의 인터페이스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AI기술을 선보이니 사업자들도 놀란 것"이라며 "부산에서도 여러 호텔에서 연락이 왔고 시설이 낙후된 곳은 컨설팅을 통해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AI호텔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AI호텔에 설치된 1개 단말기가 1박에 평균 30회 정도 투숙객의 명령을 수행한다. 임 상무는 "포털에 '노보텔 기가지니'를 치면 고객들의 엄청난 호응도를 느낄 수 있다"고 미소지었다.

앞으로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아침 기상 시간에 맞춰 능동적으로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임 상무는 "비대면 트렌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초 정도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 시행을 앞두고 영세한 숙박업소의 경우 고민이 많아지고 있어 숙박업소의 AI서비스 도입은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상무는 "신축되는 호텔의 50% 정도는 KT의 AI스피커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호텔도 3년 내에 10~20%까지 AI를 도입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AI아파트·스마트시티까지 노린다

KT는 AI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채비 중이다. 베트남 1위 건설사업자인 호아빈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호텔과 고급 리조트에 들어가는 것을 협의 중이다. 또한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을 감안해 일반 건물과 접목시킬 수 있는 스마트시티 업무협약도 준비 중이다.

AI아파트는 지방의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의 브랜드와 AI아파트라는 특수성에 주목한 것이다.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고 하드웨어에 대한 사후처리 문제도 있어 KT의 높은 접근성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임 상무는 "KT는 209개의 플라자를 운영 중이어서 고객 접근성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국어 '말뭉치' 연구 절실…국가 지원 있어야

임 상무는 국가적인 지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국내의 경우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이통3사,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으로 시장 구도가 짜여져 있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의 '말뭉치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말뭉치는 언어 연구를 위해 텍스트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놓은 언어 자료다. 영어의 경우 2000억개의 말뭉치 데이터가 쌓여 있다. 한국어는 2억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스피커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미국 다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 상무는 "개인적으로 AI서비스를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며 "한국어는 국가적으로 말뭉치 데이터베이스가 중국어나 일본어에 비해 비교도 안되게 작은데도 생각했던 것보다 AI 품질이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말뭉치 연구를 준비해주고 AI 기반 연구를 노력해주면 사업자들은 그걸 활용해 아마존과 구글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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