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 보험사]
교보생명의 상장 여부가 투자은행(IB)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무엇보다 공모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FI의 손익을 판가름 짓는 열쇠가 공모가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생보사의 주가를 감안하면 대부분 FI의 투자 단가보다 낮은 공모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다시 한 번 IPO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새로운 백기사를 찾거나 아예 경영권을 다른 회사에 넘기는 빅딜을 제외한다면 IPO를 완주하는 방법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교보생명과 상장 주관사는 FI를 달래기 위해 공모가 산정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FI의 이익과 직결되는 공모가 산정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생명의 공모가는 FI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FI들은 수익률을 감안해 투자 단가보다 높은 수준의 공모가를 원한다.
최근 풋옵션 행사를 시사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사들였다. 동시에 지난해 FI 사이의 지분 거래의 주당 가격이 29만5000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교보생명의 목표 공모가는 적어도 주당 30만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FI가 평가한 지분 가치가 시장에서도 통용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등 모든 생보사가 청산가치(PBR 1배 미만)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된 상황이라 FI의 생각보다 공모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30일 종가 기준 교보생명과 동종회사로 묶이는 5개 상장 생보사(삼성, 한화, 미래에셋, 동양, ING)의 PBR 평균치는 0.468배로 집계된다. 이를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순자산가치 9조857억원에 대입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4조2521억원으로 산출된다. 이를 교보생명 주식수로 나눌 경우 한주 당 21만원 정도 가치가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현재 금융감독 당국은 공모가 고평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일부 FI들은 투자 단가보다 낮은 주가 상황에서 액시트를 선택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동안 교보생명이 꾸준히 배당 등을 했음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투자 단가보다 낮다고 해서 FI들이 손해를 봤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편, 교보생명이 발행한 총 주식 수는 2050만 주로 유통 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경쟁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주식수는 각각 2억주, 8억4253주다. 교보생명이 현재 5000원인 액면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고 가정하면 공모가도 2~3만원 수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