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들까, 도망칠까…글로벌 증시 파란, 기회 vs 위기

2018-10-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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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변동성 고조..."저가 매수 기회" vs "시장 붕괴 임박" 논란

[사진=EPA·연합뉴스]


"뛰어들까, 도망칠까."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증시가 최근 곤두박질친 게 절호의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기대와, 더 큰 시장 붕괴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면서다.
◆주가 수준 2016년 이후 최저··· "저가매수 기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 주가 수준이 2016년 이후 지금처럼 싼 적이 없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이를 매수 기회로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를 두루 반영하는 MSCI전세계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약 18배로 2016년 초 이후 최저치다. 주가 수준이 그만큼 낮다는 말이다. 지수는 올 들어 8% 떨어졌다. 연말에는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태세다. 그 사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는 약세장에 이미 돌입했거나 그 문턱에 와 있다.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이들은 시장이 최근 일시적인 파란을 겪고 있을 뿐 강세장이 꺾인 건 아니라고 본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논객인 케빈 오리어리는 글로벌 투매를 주도한 미국 증시의 급락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긴축에 따른 '조정'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과거에도 연준이 통화긴축에 나설 땐 '거의 100%' 조정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강력해진 경제활동을 근거로 금리인상에 나선 만큼 경기 호전이 주가에도 곧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동안 낮은 수준에 있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론크 소장은 지난주에 낸 투자노트에서 높아진 변동성이 몇 년간 무사태평과 막연한 고수익 기대감에 길들여진 투자자들에게 전략의 변화가 아닌, 관점의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증시의 주요 악재로 지목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진단도 있다. 무역전쟁 역풍 우려가 크지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이유에서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탄탄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만 해소되면 미국 증시가 20%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붕괴가 임박했다는 막연한 공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시 붕괴 우려는 특히 미국 증시가 지난 8월 역대 최장기 강세장 기록을 세우면서 고조됐다. 랠리는 결국 끝나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비관론을 부채질했다. JP모건체이스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2018년은 과잉반응의 해 같다"며 투자자들의 근거 없는 우려를 일축했다.

로버트 바카렐라 모네타파이낸셜서비스 회장은 과거 미국 증시에서 약세장 지속기간이 평균 71일에 불과했다며, 방어주로 갈아탔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시장 반등에 따른 기회를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투자심리 냉각··· 투매가 투매 자극"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낙관론만큼 근거도 탄탄하다. 우선 투자심리가 돌아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주 뉴욕증시 다우·S&P500지수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마이클 개펀 바클레이스캐피털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성장둔화 낌새를 알아차린 게 최근 뉴욕증시가 급락한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비관론자들은 투매가 투매를 부른다고 지적한다.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바뀌면 시장에서는 더 센 악재를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이를 과잉반응이라고 일축하지만, 비관론은 낙관론보다 빨리 퍼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이미 꺾였다는 지적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시장은 그의 친성장 정책을 배경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무역전쟁을 비롯한 막무가내 정책이 기대를 꺾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른바 '트럼프 디스카운트'다.

마켓워치는 이와 더불어 '세탁물 리스트(laundry list)'로 삼을 문제가 한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맷 메일리 밀러타박 주식 투자전략가는 "지난 1년에 비해 투자자들이 걱정할 게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긴축,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세계경제 성장둔화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지난 7월의 3.9%에서 3.7%로 낮췄다. IMF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건 2년여 만에 처음이다. IMF는 무역갈등 고조,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 등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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