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자동차 구매세(취득세)를 50%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중국 자동차 구매세 인하설에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주식은 급등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최근 지도부에 1.6리터 이하 자동차 구매세를 현재 10%에서 5%로 절반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해당 방안은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6리터 이하 엔진은 중국 전체 승용차 시장의 70% 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차종의 구매세가 절반으로 인하되면 시장 수요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실제로 자동차 구매세 인하설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주가가 장중 5% 이상 치솟았으며, 미국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주가도 장중 5% 이상 올랐다.
중국이 자동차 구매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최근 무역전쟁, 경기둔화 등 여파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급격히 줄면서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통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6월부터 넉 달째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신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직격탄을 입었다. 폭스바겐은 9월 중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며, GM은 지난 3분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중국시장 판매량이 46% 가량 급감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10월말에도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자 1.6리터 이하 자동차 구매세를 10%에서 5%로 절반으로 인하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다시 5%에서 7.5%로 올렸으며, 올해부터 10% 수준으로 원상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