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IT(정보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공백, 가짜뉴스 방치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해외 사업자를 규제할 권한이 부족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종합감사에선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입법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입법 미비점이 있다. 최대한 노력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사실점검을 하겠다”며 “저희도 답답하다. 자료제출(요구)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구글에 무단 위치 정보 수집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지만 구글 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이용권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독 더 비싸다며, 한국 소비자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멜론의 30곡 다운로드에 스트리밍 무제한을 제공하는 이용권을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PC에서 구매하면 월 8400원인 반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하면 1만7000원으로, 두 배 이상 비싸다.
이 위원장은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더 강력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가짜뉴스 방치 문제에서도 구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가짜뉴스 유통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3년 TV조선과 채널A 등의 ‘5.18 북한개입설’ 관련 방송이 이미 허위 사실로 판명이 났지만, 유튜브 등에서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 6월 5.18 민주화운동의 발생배경에 대해 객관적 근거와 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출연자들의 발언을 방송한 두 종합편성채널의 관계자를 징계하고 경고했다. 두 방송사는 방송 이후 거센 비판에 직면,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박 의원은 “허위조작 정보를 생산한 매체는 강력한 징계를 받는데, 같은 내용이 포털과 SNS에 돌아다닌다”며 “이는 국가의 허점이다.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공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5.18은 신군부가 일으킨 국가 범죄로, 대법원에서도 단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미 판결이 난 내용에 대한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이기도 하다. 박 의원 등 특위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를 방문해 유튜브에 유통되는 5.18 북한개입설 등 동영상 104건을 삭제 요청했지만, 구글 측은 자사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가 아니”라며 삭제를 거부한 바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해외 기업들은 주체 자체가 불명확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처분을 할 수 있는 방도를 못 찾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강상현 방심위원장은 “우려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협조 중인데, 해외 사업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이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를 상대로 한 갑질을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앱 마켓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의 일부 게임이 검색과 순위에 오르지 않도록 차별했다. 네이버가 기획사에 투자해 제작한 '달려라 방탄(소년단)'을 불법 복제한 영상이 유튜브에 방치되고 있으나, 유튜브가 네이버의 삭제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유튜브와 플레이스토어 플랫폼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이런 원칙 바탕으로 성실히 이행하면서 콘텐츠 삭제여부에 신중한 결정을 내린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