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여승주 사장 각자 대표로 내정

2018-10-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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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CEO 세대교체 가능성" 거론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여승주 한화그룹 사장(사진 오른쪽)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왼쪽)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수시인사를 통해 여 사장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여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친 이후 정식 대표이사로 취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가 한화생명 특유의 CEO 세대교체 프로세스로 보고 있다. 차 부회장 다음으로 한화생명을 책임질 CEO로 여 사장이 낙점됐고, 한 발 앞서 공동 경영부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사진=한화생명]


얼마 전까지 홀로 한화생명을 이끌어온 차 부회장 본인도 이 같은 선배 부회장들과 공동경영을 거쳐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차 부회장이 처음 CEO로 취임한 2011년에는 신은철 전 부회장이 장기간 한화생명을 경영하고 있었다.

신 전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인수한 후 보험사 경영을 맡기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해온 CEO였다. 2003년 취임한 이후 2013년까지 10년 이상 한화생명의 경영을 맡은 장수 CEO였다. 차 부회장은 만 2년 가까이 신 전 부회장과 함께 한화생명을 공동 경영했다.

2013년 4월 말 신 전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잠시 독자경영을 시작하는 듯 보였으나 1년 4개월 만에 한화그룹의 2인자로 불렸던 김연배 전 부회장이 한화생명 각자 대표로 내정되면서 다시 공동 경영을 하게 됐다.

차 부회장은 김 전 부회장이 1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2015년 9월 이후부터 독자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상 3년 가까이 쟁쟁한 선배인 신은철·김연배 전 부회장과 함께 공동 경영을 맡으며 업무를 완전히 파악한 다음에야 독자 경영을 시작한 셈이다.

8년 전 선배 CEO와 함께 일했던 차 부회장이 이제는 후배 CEO를 받아들여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공동 경영을 통해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한화생명의 프로세스는 다른 보험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이다. 보험사 경영에 전력을 쏟을 수 있는 다른 보험사 CEO와 달리 한화생명 CEO는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전반을 짊어져야 하는 탓이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의 지분 과반수(51.36%)와 한화자산운용 등 대부분 금융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대부분 금융계열사를 이끌어가는 구조다. 올해 도입된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제 하에서 한화생명은 그룹 대표회사로 지정돼 금융계열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 부회장이 8년 넘게 대표이사 자리를 지킨 만큼 차기 CEO를 고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며 "차 부회장의 전례를 보더라도 여 사장이 차기 한화생명을 이끌어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차 부회장이 당장 물러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이 각자 대표로 함께 경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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