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J컵 최초의 자원봉사자 출신 선수 될 거예요”...‘골프 열정’이 깨운 ‘새꿈’

2018-10-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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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 항공권 끊고 2년 연속 더 CJ컵 자원 봉사한 골프 선수들

[전승현 씨(좌)와 최선근 씨(우)가 더 CJ컵 경기 중 관계자와 이야기 하는 장면. 사진=CJ그룹 제공]

“더 CJ컵 @ 나인브릿지 일정이 공식 발표되기를 매일매일 확인하고 기다렸죠. 대회 일정이 나오면 가장 먼저 비행기 표부터 사요. 그다음 자원봉사를 지원하죠. 아마 저희가 가장 먼저 신청했을 거예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인 더 CJ컵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대회에 출전한 78명의 선수 외에 79번째 선수라는 의미를 가진 'TEAM 79' 자원봉사자들은 더 CJ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나 대회장에서 만난 최선근(44) 씨, 전승현(27) 씨, 박유현(25) 씨의 골프에 대한 열정은 매우 뜨거웠다. 1년 전 더 CJ컵 초대 대회 때도 봉사 활동을 했던 세 사람은 미국, 필리핀, 중국에서 자비로 항공권을 끓고 제주도에 왔다. 학업도 사업도 더 CJ컵이 열리는 한 주만큼은 잠시 제쳐뒀다.

더 CJ컵에서 세 사람은 선수들의 뒤에서 라운드를 함께 하며 더 미국 NBC 골프 채널 관계자들에게 카메라가 보지 못하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 정확한 방송 중계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오전 5시에 일어나 선수들이 경기를 모두 마치는 늦은 오후까지 식사조차 할 수 없이 바쁘지만 세 사람은 밥보다 골프가 좋다.

최선근 씨는 “선수들과 잔디를 보는 순간 피로가 싹 다 풀린다. 그들이 버디를 하면 내가 한 것처럼 좋다”라고 말했다. 박유현 씨는 “1년 전 연장전을 할 때도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그 당시 너무 재밌어서 그린에서 티박스까지 뛰어갔던 게 생각난다. PGA 투어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왼쪽부터) 클럽 나인브릿지 18번 홀에 선 박유현, 씨 최선근 씨 ,전승현 씨. 사진=CJ그룹 제공]


골프 선수인 박유현 씨와 전승현 씨에게 PGA 투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더 CJ컵’ 자원봉사활동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 투어, 아시안 투어에서 퀄리파잉(qualifying)에 도전 중인 전승현 씨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트러블 샷을 어떻게 하는지,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등을 배운다. 브룩스 켑카(미국)는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여유롭게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어가지 않고 투온에 성공한 후 이글을 잡아내더라. 그만큼 자신의 샷을 믿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박유현 씨는 “체즈 리비(미국)는 3라운드에서 켑카와 함께 라운드를 했다. 리비는 거리가 많이 안 나가지만,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정교한 숏게임을 통해 자신만의 플레이를 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리비를 보고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더 CJ컵은 박유현 씨에게 특별한 꿈을 선물했다. 그는 “더 CJ컵에 최초의 자원봉사자 출신 선수로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프 채널 관계자들과 회의하는 모습. 사진=최선근 씨 제공]


2015년 인천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렸던 ‘프레지던츠컵’ 봉사활동을 통해 처음 만난 세 사람은 이후 형제처럼 지내며 그린이 만들어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맏형인 최선근 씨는 “필리핀에 갈 경우 (박)유현이 집에서 잔다. 부모님들도 잘 알게 됐다.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막내가 심부름을 많이 시킨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골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세 사람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그들의 ‘골프 버킷 리스트’는 끝이 없었다.

“2026년까지 10년간 개최되는 더 CJ컵에 10년 연속 자원 봉사를 하고 싶고요. 타이거 우즈(미국) 같은 최고의 선수가 한국에서 플레이하는 것도 보고 싶네요. 나중에는 하기 힘들다는 마스터스 봉사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꼭 한 번 라운딩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3명 모두 골프채를 가지고 왔는데 스크린 골프를 가면 꼭 나인브릿지에서 쳐요...”

[세 남자의 '골프 버킷 리스트'는 끝이 없었다. 사진=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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