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회사를 신규로 허용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금융회사와 금융투자업계, 건설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4일 금융위는 "신규 진입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기존 회사 대비 신규인가 수 비율 등을 감안해 최대 3개사까지 새롭게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신탁 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금융권이다. 비이자이익 부문 확대를 위해서는 부동산신탁 시장이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지난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으로 각각 364억원과 319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NH농협금융은 부동산신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뒤 당국의 발표를 기다려 왔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도 기존 신탁사 인수 외에 신규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BNK금융지주, 전북은행 등이 부동산신탁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 취임 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면서 “기존회사 인수뿐 아니라 신규 진출에 대해서도 의지가 높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도 신탁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위해 내부에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금융그룹, 부국증권 등도 부동산신탁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왔다”면서 “하지만 세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설명회가 열리지 않아 이를 파악하기 전까지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건설사들도 부동산신탁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업계가 신탁사 진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들의 순이익이 매년 증가세에 있고 향후 도시재생 뉴딜사업, 재개발·재건축 등의 부동산 정비사업에서 증권·금융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탁 방식의 경우 건설사가 직접 시공·시행해 얻는 수익보다는 적겠지만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일종의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전문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1년 전(3933억원)보다 28.7%(1128억원)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2013년 말(1220억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와 금융투자회사 등 대략 20곳이 신탁업 신규진입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탁사가 늘어나면 돈만 빌려줬던 금융사들이 건설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단순 시공으로 역할이 좁아지는 것일 수 있다. 금융사들이 신탁사를 하면 리스크는 분담하되 수익률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