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용창출과 내수확대를 위한 비상처방에 나섰다. 5만9000명의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민간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에 8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또 15조원의 민간투자와 8조2000억원의 공공인프라 투자 지원도 예고했다. 고융창출과 연계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도 15%가량 인하된다
갈수록 후퇴하는 경제상황과 쇼크수준의 고용실적에 통감한 정부가 꺼내든 비상용 경제대책인 셈이다. 다만 만성화된 재정투입식 대책에 피로감이 커지고,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규제완화 방안의 경우 실효성 면에서 의구심만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이번 대책은 근로시간 단축 등 시장에서 지속 제기되는 이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시장의 기를 살리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 변화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고용대란 해소를 위해 5만9000개에 달하는 맞춤형 일자리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포항 영일만 공장증설 등 민간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1단계로 2조3000억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지원한 뒤, 2단계로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포함되면 6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한다.
투자 촉진을 위해 모두 1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소·중견기업에 재원의 80% 이상을 지원한다. 또 주요 공공기관 투자에 8조2000억원가량을 추가한다.
혁신성장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의사와 의료진 간 협진을 가능케 하고 공유경제, 신교통수단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
특히 내수활성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를 진행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 탄력근로 단위 기간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다음달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유류세를 15% 한시 인하, 서민·자영업자 부담을 2조원가량 경감할 것"이라며 또 “사회적 대화를 통해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 단위 기간을 6개월이나 12개월로 확대하는 등 연착륙 방안을 올해 내 내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5인 미만 영세사업자에 대해 일자리 안정자금 추가지원(13만→15만원)을 올해 안에 조기시행할 방침이다.
정부의 시선은 규제혁신으로도 쏠렸다.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앞서 진행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창업을 가로막는 105건의 규제에 대한 개혁안을 내놨다. 또 국내기업의 전기차·수소차 수출을 뒷받침할 규제개선방안도 다음달까지 마련토록 지시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정부의 비상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당장 5만9000개 일자리 사업만 해도 단기 및 중장기 일자리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의 불용액을 활용, 추가 일자리 지원에 투입하는 등 돌려막기식 예산 운용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다. 규제완화 대책 역시 실질적인 이해당사자 간 대립을 해소하는 대안 마련보다 창업과 관련된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는 정도여서 시장변화를 이끌지도 의문이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맞춤형 일자리 재원에 대한 답이 속시원하지 않을 것 같지만, 관계부처와 협력해 재정당국이 노력하면서 뒷받침해온 만큼 차질없이 하겠다"며 "공유경제, 신교통수단 등에 대한 규제는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