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결제 경험

2018-10-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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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현 신한카드 플랫폼사업그룹 디지털First본부장

[유태현 신한카드 플랫폼사업그룹 디지털First본부장]


소비자는 누구나 결제를 한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에서 화폐를 꺼내 물건 값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결제도 상거래 발전에 맞춰 지속적으로 혁신되고 있다. 요즘에는 상거래에서 현금 결제를 보는 일이 드물다. 왜냐하면 작은 플라스틱 카드만 내밀고 간편하게 결제하는 일이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신용카드 결제의 간편함은 번거로운 현금 결제 경험을 대체하며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결제 경험의 대혁신을 몰고 온 신용카드도 사실 인류 역사에 등장한 지는 7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신용카드의 기원은 통상 1950년 뉴욕에서 찾는다. 당시 미국의 프랭크 맥나마라(Frank McNamara)는 지인들을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 초대하고 식사를 대접하다가 지갑이 없어 크게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했다.

이후 그는 변호사 친구 랄프 슈나이더와 함께 '사전에 레스토랑과 협약을 맺고 돈 없이도 결제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판지(Cardboard) 카드'를 생각해낸다. 이로써 신용카드가 본격적으로 역사에 등장했다. 이후 카드 혜택, 디자인 변화 등이 추가되며 신용카드 사용처도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결제 경험의 혁신은 디지털 상거래 혁신과도 보조를 맞춰왔다.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고 이용·결제 정보 기반 실시간 추천, 모바일 거래,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통한 음성 거래 등이 꾸준히 추가돼 왔다.

디지털 결제도 이에 발맞춰 질적으로 확대·개선됐다. 아마존 원클릭 결제, 우버·아마존의 무인 결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결제 경험의 진화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 디지털 상거래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결제 경험은 어떻게 바뀔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발전으로 기업은 개인의 신상·상태·심리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예측 상거래(Anticipatory Commerce)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상거래란 인공지능이 소비자가 미래에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예상한 후 가장 합리적인 결제 상품이나 결제 방법을 자동으로 제시하는 초개인화된 서비스다.

최근 카드사들도 신용한도가 부여된 플라스틱 카드만을 단순히 발급하지 않는다. 새로운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화하는 디지털 혁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밀번호만 있으면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온·오프라인 상거래가 가능하다. 또 앱만 실행해도 그 자리에서 각종 공과금 자동 납부 신청이 가능하고, 해외 직구 결제 등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결제 전후의 고객 경험까지도 향상시키는 소위 '돈 버는 소비'까지 추구하고 있다.

이런 혜택의 개발과 제안은 카드업계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부 카드사들은 항공사, 우버, 에어비앤비, 호텔스닷컴, 페이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플랫폼들과 업종을 넘어서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호적 생태계 내에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면서 상생과 결제의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비자를 발급받은 고객은 이후 미국 여행에 필요한 항공권, 차량, 숙소, 간편결제 등의 차별적 혜택을 카드사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추가로 제안 받는다. 이는 미래에 도래할 예측 상거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결제 경험의 진화는 미래 상거래 경험의 변화와 직결된다. 기업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차세대 상거래 세상을 상상하고 이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이들이 가져다 줄 변화를 응원하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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