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6년간의 영업이익 흑자행진을 끝내고, 올해 적자 전환이 확실시 되고 있다.
주력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의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 약 3000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도 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LCD 공급 과잉률 전망치는 4.3%로 직전 분기 1.6%보다 3% 포인트가량 증가한다.
반면에 수요는 직전 분기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CD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이른다. LCD 가격의 등락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연초 LCD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983억원, 2281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봤다. 특히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은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일단 올해 3분기에는 LCD 가격이 다시 증가하면서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14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4분기 뒷심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적자를 보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LG그룹의 3대 캐쉬카우(현금창출원)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게 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LCD 업황 회복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3분기 LCD 단기 상승 사이클 종료 후 4분기부터는 LCD 하락 사이클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일시적인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다시 영업적자가 재현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고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수요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LCD 시장 주도권 중국으로 넘어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
이 같은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최근 LCD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BOE는 올 상반기 TV용 LCD를 전년 대비 약 31.4% 증가한 총 2562만5000대를 출하하며,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도 LCD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등에 따라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은 작년 9월보다 12.1% 감소했다.
세계 LCD 시장에서 중국의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BOE는 올해 상반기 중국 허페이에서 10.5세대 LCD 생산 라인 B9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65인치형뿐 아니라 75인치형 양산도 가능하게 됐다.
차이나옵토일렉트로닉스(CSOT) 또한 10.5세대와 동일 규격인 11세대 T6를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폭스콘도 광저우에 10.5세대 생산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LCD에서 OLED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 수준인 OLED 사업비중을 2020년 40%까지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광저우와 경기 파주에 OLED 생산라인을 새로 짓고 경북 구미공장의 LCD 라인 중 4개를 폐쇄했다.
하지만 대부분 2020년 이후 양산이 본격화돼 당장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투자 중인 OLED 라인의 양산 시점이 대부분 2020년 이후”라며 “파주 OLED 라인은 2021년, 광저우 공장은 내년 하반기에야 양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