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10월말 북·미 고위급 회담 희망"...北비핵화 집중하나

2018-10-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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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 회담 가까운 장래에 열려...고위급 회담 희망"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연합/로이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며, 빠르면 이달 말께 북·미 고위급 회담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간선거(11월 6일)를 앞두고 대북 문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되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월 말 北 김여정 또 만나나··· "제2차 정상회담 내년 초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정상회담이 '가까운 장래에' 열릴 것으로 본다"며 "약 열흘 안에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19일(현지시간)에 이뤄진 만큼 10월 말께를 회담 목표로 잡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위급 회담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실무 협상 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무 협상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맡아 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회담을 희망한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실무자 협상 단계를 건너뛰고 보다 직접적인 대화가 마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에 관여할 경우, 북측에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대화 상대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폼페이오 장관과 직접 대면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반면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격으로 막강한 재량권을 갖고 있다.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김 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을 때도 배석할 정도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작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회담 장소는 불분명하지만 김 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내 개최될 것으로 점쳐졌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고위급 회담이 북·미 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핵 리스트 제출에 대해 거부하고 경제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는 등 북·미 간 상호 요구 사항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말라" 한·미 군사훈련도 연기··· 北비핵화 초점

고위급 회담 카드는 사실상 현 트럼프 정권 운영의 심판대로 통하는 중간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집중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상·하원은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진정성에 불신을 보이면서 더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네바다주 엘코에서 열린 중간선거 정치 유세에서 "(북한 문제를)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재차 강조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백악관 안팎에서 '1년'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등으로 비핵화 시간표가 제시되고 있지만 신중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국방부가 12월로 예정돼 있던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보류하기로 합의한 것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전략 무기인 스텔스 전투기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할 경우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전문매체 더 디플로매트는 최근 보도를 통해 "이번 결정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나왔다"며 "오래전부터 한·미 양국의 대북 군사 훈련을 '자극적'인 행위라며 비난해온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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