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조사들이 지진 피해 방지용 장치의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데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도쿄에 있는 전파탑 스카이트리(東京スカイツリー) 등 일부 건물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청사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스카이트리의 운영 회사는 19일 성명을 통해 "현재 설치돼 있는 '오일 댐퍼(건물용 면진·제진 장치)' 225기 중 90기에서 데이터를 변경한 흔적이 확인됐지만 변경 전 수치는 스카이트리 측이 요구하는 안전 기준 범위 내에 들었다"고 밝혔다.
지진 예방 장치의 데이터를 조작한 제조사 중 한곳인 KYB는 데이터 변조 장치가 사용돼 조사를 진행중인 건물이 987곳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건물 중에는 나가노현 등 지자체 청사 외에 농림수산성 등 정부 부처도 포함돼 있어 안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제조사 KYB와 이 회사의 자회사인 KSM이 제조한 오일 댐퍼의 검사 데이터가 조작돼 당국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조작된 장치는 2000년 3월 이후 지난달까지 제조된 것들이다.
이들 기업은 성능 검사 결과 중 '흔들림에 대한 내성' 관련 데이터를 바꿔 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꾸민 뒤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직원은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상태다.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인 데다 문제가 된 기업들이 업계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도쿄도 청사,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 아리아케(有明) 마리나 등 대중 이용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