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90분 회동한 미·중 국방장관 "무슨 얘기 나눴나"

2018-10-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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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30분보다 훌쩍 넘겨 대화…합의 도출엔 실패

美관료 "이번 회담 계기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길 바래"

美 전략폭격기 진입 등 남중국해 긴장감 고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8일 아세안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중국 국방부 웨이보]


최근 무역뿐만 아니라 군사·안보 분야에서까지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만났지만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아세안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최근 남중국해 군사 대치 등으로 고조된 양측간의 긴장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로이터, AP 통신 등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예정됐던 제2차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연기되면서 이번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의 고위급 회담에 시선이 쏠렸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국방부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회동 전 두 장관이 악수하는 사진만 올렸을 뿐이다. AP 통신은 양측이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서 90분 가량 넘겨 심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새로운 합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관료들은 지난 수개월간 긴장감이 고조됐던 양국 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미·중 양국군은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것이 재앙적 충돌로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2차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연기된 이후 중국 측에서 이번 싱가포르 국방장관 회담을 제안한 것은 중국군 역시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양국 국방장관 회동을 통해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이고 안정적 양국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회동에 참석한 미국 국방부 고위급 관료를 인용해 "매티스 장관은 양국 군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길 바라며 웨이펑허 부장을 미국으로 초청했다"고도 전했다. 다만 중국 측에서는 미국의 중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군사작전에 대한 지적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통상무역 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서도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양국 국방장관 회동이 있기 바로 직전에도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 상공에 진입하기도 했다. 

17일 CNN에 따르면 미 인도-태평양공군사령부는 전날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출발한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 상공을 진입했다며 "이는 2004년 3월부터 남중국해에서 실시해온 통상적인 훈련 임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B-52 폭격기의 훈련 지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세계 군용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팟(Aircraft Spot)에 따르면 B-52H 전략폭격기 두 대는 중국 인공섬 인근 해역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군  B-52H 전략폭격기가 최소 네 차례 남중국해에 진입한 것이라고 명보는 전했다. 

지난달 말에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던 미국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에 중국 구축함이 41m 거리까지 접근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어졌다.

미국군이 잇달아 남중국해 진입하는 것에 대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국이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항행·비행의 자유를 누리는 것을 존중하지만 관련국이 항행·비행의 자유를 내세워 관련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고 지역평화를 해치는 행위를 결연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도 전날 망해루 칼럼을 통해  "천하가 안정되는 걸 꺼리는 미군이 남중국해를 혼탁하게 해 일부러 말썽을 피우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마수(魔手)를 남중국해로 뻗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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