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올해에는 '상저하고'로 마무리하지 않을지 걱정을 키우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안겨준 증권주가 골칫거리로 둔갑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8.1% 하락했고, 이달에만 15.1% 빠졌다.
◆증권주 빅10 가운데 오른 곳 없어
키움증권(-22.77%)이 가장 많이 내렸다. 이어 한화투자증권(-19.65%)과 미래에셋대우(-17.36%), 유안타증권(-14.62%), 삼성증권(-14.40%), NH투자증권(-14.34%), 메리츠종금증권(-8.66%), 신영증권(-4.8%) 순으로 낙폭이 컸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SK증권은 전날 52주 최저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반대로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2017년만 해도 27.65%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증권주가 가장 먼저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북·미 정상회담일(6월 12일)에 비해 증권업종지수는 현재 25% 이상 떨어졌다.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투자자가 남북경협주에 몰리면서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뚝뚝 떨어지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분위기가 하반기부터 바뀌었다.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 3분기 벌어들인 위탁매매 수익은 전 분기보다 24%가량 줄었다.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약 33% 감소해서다.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6월 12조4000억원에서 다음 달 8조8000억원으로 29% 넘게 줄었다. 8~9월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투자심리가 또다시 위축됐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실적도 부진했다. 3분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1분기보다 14%가량 하락하는 바람에 관련 ELS도 줄줄이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3분기 ELS 조기상환액은 8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46%가량 감소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ELS 발행액은 1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4% 줄었다"고 말했다.
낙관론이 없지는 않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년에 비하면 예탁금이나 신용공여 규모가 여전히 크다"라며 "증권주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1.04% 상승한 2167.51을 기록했고, 거래대금도 8조389억원으로 하루 만에 18%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