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며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녹취록에서 특정 부위의 큰 점을 언급한 대목을 인쇄해 의료진에게 설명하고 해당 부위에 대해 검증을 요청했다. 이번 검증은 경찰이 '신체 검증' 계획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 지사가 자청해서 이뤄졌다. 검증에는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도 '참관인' 형태로 참여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신체검증 뒤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과 치욕을 감수하고 힘들게 신체검증을 결정했다"며 "검증 결과 김부선 측의 주장이 허위로 증명된 만큼 이제 더는 소모적인 논란이 중단되고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김씨가 큰 점을 '스모킹건'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신체검증을 자청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씨가 주장한 신체의 큰 점과 관련, "몸에 빨간 점 하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혈관이 뭉쳐서 생긴 빨간 점 외에는 점이 없다"며 "우리 집은 어머니 덕에 피부가 매우 깨끗하다. 그래서 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경찰만 믿고 계속 기다리면 시간이 지연되는 데 따라서 엉뚱한 소리가 나올 수 있으므로 경찰이 신체검증을 안 한다면 합리적인 다른 방법을 찾아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확인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신체검증에 나선 것은 지난 4일부터 SNS를 통해 이 지사의 신체특징이 이른바 '스모킹건'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얘기가 오간 김씨와 공지영씨의 대화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녹취 파일에서 김씨는 공씨에게 "이 지사의 신체특징으로 큰 점이 있다. 법정에 갔을 때 최악의 경우 꺼내려 했다"고 밝혔다.
여배우 스캔들이 자신의 신체문제로 변하면서 이 지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장 월요일(15일)부터라도 신체 검증에 응하겠다"며 "수사에 협조해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김씨 주장 부위에 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리겠다"고 했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는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큰 점을 이른바 '스모킹건'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면 '여배우 스캔들'의 진위가 밝혀질 것이라는 뜻에서다.
이후 김씨와 김씨 변호인인 강용석 변호사는 '다른 신체 비밀도 있다', '증거와 주장이 차고 넘친다'며 공방에 나섰다. 강 변호사는 14일 페이스북에 "내가 들은 바로는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아닌데 이상한 방식으로 빠져나가려고 머리를 쓴다"며 "이 지사가 옷을 벗고 신체를 공개하기로 한 이상 '점'보다 더 중요한 신체의 비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김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이 지사와 대질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논란은 경기도 국감에서 다시 한 번 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커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