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사판정 후 장기 기증한 김선웅 군[사진=연합뉴스/유가족 제공]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줬던 한 대학생이 7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눈을 감았다.
제주 한라대에서 조리학과를 공부하던 고 김선웅(19) 군은 지난 3일 오전 3시쯤 제주시 정부종합청사 인근 만화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손수레를 끌고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르는 할머니를 돕다가 차량에 치였다. 할머니는 뒤에서 수레를 밀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사고 당시 김군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장기 기증 결정에는 김군의 어머니 영향이 컸다. 김군의 어머니는 지난 2004년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로 3년간 투병하다 김군이 9살 되던 해 숨을 거뒀다. 이때 가족들은 모두 장기 기증 서약을 했다.
노컷뉴스는 김군의 아버지 김형보씨는 아내를 잃은 경험이 있어 아들이 조금이라도 몸 상태가 좋을 때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김군은 신장, 간, 콩팥, 각막, 폐 등은 모두 7명의 사람에게 돌아가 새로운 삶을 안겨줬다.
김형보씨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서 어머니가 주지 못한 사랑을 주기 위해 많이 예뻐했다"며 "바쁜 시간 쪼개가며 남 일을 돕는 걸 좋아하던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