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리수술 등 중대한 의료범죄를 저질러 면허가 취소되더라도 다시 면허를 교부받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5년간 불법행위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 74명이 다시 면허를 교부 받아 의료 현장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료인은 대리수술, 사무장병원 취업, 진료비 거짓청구와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4가지 사유로 의료법을 위반했지만 3년 후 의사 면허를 재교부 받았다.
같은 대리진료·수술 행위 간에도 처분이 다양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1년간 의사가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해 적발된 건은 21건으로 이 중 3건은 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2건은 무자격자에게 반영구 문신을 지시했고, 1건은 대리 진찰·처방토록 했다.
반면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의료기기 회사 직원 등 비의료인에게 대리수술을 지시한 의사 18명은 자격정지 최소 1개월 15일에서 최대 5개월 13일을 받은 데 그쳤다.
최근 부산 정형외과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수술, 울산 여성병원 간호조무사 무면허의료행위 등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의료인·의료인 처벌기준을 강화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현행 의료법은 위반행위에 비해 행정처분과 면허취소 등 처벌 규정이 지나치게 낮아 우려가 높다”며 “더욱이 몇몇 사례를 보면 의료법 처벌 기준의 일관성 또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인은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종과 달리 면허 취소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고 종신면허에 가깝다”며 “특정 범죄를 저지르면 재교부를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며, 범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