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목각인형 애니메이션 영화 ‘아판티의 이야기(阿凡提的故事)’의 후속작 ‘아판티의 대모험(阿凡提之奇緣歷險)’이 개봉 첫날 압도적인 흥행세를 과시하며 정상을 꿰찼다. 이 기세라면 올해 상반기 중국 극장 애니메이션 박스 오피스 1위의 부니베어 시리즈 ‘웅출몰지변형기(熊出沒之變形記)’를 따라잡을 전망이다.
중국 박스오피스 CBO 통계에 따르면 '아판티의 대모험'은 지난 1일 119만명을 동원하며 개봉 첫날 기준 중국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1일부터 4일까지 아판티의 대모험의 누적 관객수는 825만명이며 누적 매출액은 4391만9000위안(약 71억 926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웅출몰지변형기 개봉 4일차 누적 매출액(4722만 위안)과 비슷한 수치다.
이번에 개봉된 아판티의 대모험은 아판티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평화롭던 푸타오청(葡萄城)에 때 아닌 흉년이 들자 아판티가 친구와 함께 물을 구하러 떠난다.이 과정에서 물 부족의 배경에 엄청난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고 제3의 인물을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중국 애니메이션의 거장(巨匠)이라고 불리는 후자오훙(胡兆洪)이 총감독을 맡았다. 후자오훙은 중국 최초로 목각인형 애니메이션 연구·제작에 뛰어 들었던 진시(靳夕) 감독의 뒤를 잇는 인물로 평가된다. 애니메이션 업계를 떠난 지 수십년이 됐지만 이번에 다시 나섰다.
후 감독은 "세계적 트렌드가 3D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3D 기술력을 동원해 미국 디즈니 대작의 방식을 모방하면서도 중국 고유의 소재와 정서를 반영해 독특하면서도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아판티의 대모험을 통해 중국의 3D 애니메이션 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며 "아판티를 발판으로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외신들도 지난해와 다르게 이번에는 중국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중국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이 3일 보도했다.
외신은 중국 애니메이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스토리 구성 서술 방식, 소재 제한 등의 한계로 외국 작품과의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아판티의 대모험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중국 특유의 문화적 색채가 잘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애니메이션 '아판티' 시리즈는 캐릭터의 외모는 물론, 배경음악도 위구르족의 전통음악을 활용해 중국 고유의 문화를 담아냈다. 전작인 '아판티의 이야기'는 1980년 중국 문화부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제3회 ‘백화상(百花獎)’ 우수 애니메이션상, 미국 ‘영화예술과 과학학원’ 외국영화학술상 등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