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는 7일로 확정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비핵화 관련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7일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북·미 간 대화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네번째다. 미국의 선(先)비핵화 조치에 따라 지난 8월 한 차례 방북이 취소됐던 만큼 이번 방북을 통한 북·미 간 빅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북·미 의지가 충분히 드러난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일단 그간 북한이 요구해온 '종전 선언'을 협상 카드로 제시한 뒤 비핵화 조치와 연내 종전 선언이라는 빅딜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구체적인 일정 조율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의 목표 기한을 설정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따라 당분간 신중한 대화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 측에서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일정 부분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외신 반응이다. 비핵화 완성 시기보다는 대북 제재 완화 등 북한의 요구사항에 대한 미국의 수용 여부 등 양측의 접점 찾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이 9월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이기도 한 만큼 북·미 양측이 갈등을 보일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진전과 연내 종전 선언을 목표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 당일인 7일 서울로 이동해 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다음 날인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주요 인사들과 만나 북한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만나 북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북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비핵화 등 북·미 합의가 신속하게 이행되기를 바란다"며 "일본도 북한 문제에 한층 더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TBS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