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별 장비 공급 현황[임이슬 기자]
KT·LG유플러스가 이달 중 5G(세대) 이동통신 장비업체를 선정한다. SK테레콤이 지난달 14일 삼성전자 등 4G 장비업체파트너를 5G 장비업체로 선정했다. 이런 가운데 KT가 중국 화웨이를 5G 파트너로 선정할 지 관심이 쏠린다. 4G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사실상 화웨이 장비 선정을 기정사실화 한 상황이다. 3사의 4G 장비 공급업체인 노키아·에릭슨 등은 아직 5G 장비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LG유플러스는 이달 중 5G 네트워크 장비 업체를 선정한다. 당초 내년 3월로 계획된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일정이 올해 12월로 앞당겨지면서 하루라도 빨리 장비사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가격은 경쟁사보다 저렴하다. 5G 상용화 초기엔 4G LTE와 연동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화웨이는 5G 장비 구매 시 기존 LTE 장비 교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여론과 미국과의 통상 관계, 이에 따른 정부의 암묵적 입장 등은 여전히 업계가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다. 민영화 됐지만 KT는 국내 1위 유선통신사업자이자, 2위 무선통신사업자로 국민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경제논리만으로 화웨이를 선정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경영 상황은 화웨이로 눈을 돌리게 한다. KT는 올해 2분기 매출 5조8069억원, 영업이익 3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0.8%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8%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4.8% 줄어들었다. 최근 장중 한때 LG유플러스에게 시가총액까지 따라잡혔다. 2·3위 순위 바뀜은 시간문제란 위기 의식이 팽배하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삼성전자를 선정하면서 기존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을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LG유플러스는 화웨이를 장비사 중 하나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북부, 강원 지역에서 화웨이 LTE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50%를 점한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제외하자 5G 투자비 증가, 5G 상용화 일정 차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5G 장비 시장규모는 20조원으로 추정된다. 가성비를 갖춘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수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기술 격차다. 노키아·에릭슨은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의 5G 상용화 일정에 따른 요구 수준의 장비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서 5G 첫 상용화를 삼성전자와 시작한다고 해도, 그 이후가 문제다. SK텔레콤은 경상‧전라‧강원에, KT는 강원‧충북‧경상‧충남‧전라 등에 에릭슨·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릭슨과 노키아 장비는 현재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 수준이 낮다”며 “글로벌 점유율이 20% 이상인 장비사들이 한국의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글로벌 점유율은 3%지만 국내 점유율은 40~50%인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5G 장비 기술 수준을 보면, 에릭슨과 노키아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앞서가고 있는데, 화웨이의 기술력이 삼성보다 3배 정도 더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