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2018 파리 국제 모터쇼(이하 파리모터쇼)'가 2일(현지시간)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모터쇼는 폭스바겐을 비롯한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일부 완성차들이 불참하며 예년보다 초라해진 규모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시트로엥, 푸조, 르노 등 프랑스 업체들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200개 남짓한 글로벌 완성차·부품 업체가 다양한 차급에서 신차는 물론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 잡기에 나섰다. 특히나 올해 파리모터쇼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시될 모델들을 대거 공개하며 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유럽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 베일벗은 현대차 i30 패스트백 N, 과감함과 실용성 더한 기아차 '신형 프로씨드’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i30 패스트백 N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세 번째 모델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i30의 5도어 쿠페 버전인 ‘i30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고성능 주행성능과 차별화된 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는 차급 최초의 패스트백 스타일(차 디자인의 한 종류, 앞유리 위부터 트렁크까지 차의 지붕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끊김 없이 이어지는 형태) 고성능 모델로 올해 연말 유럽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WRC, TCR 레이스 등 모터스포츠에서의 선전, 첫 고성능 모델 i30N의 유럽 판매 호조 등에 이어 올해 말 ‘i30 패스트백 N’을 앞세워 유럽 고성능차 시장에서의 현대차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i30 N N옵션 쇼카(견본차)'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궁극의 성능'이란 콘셉트로, 향후 출시될 다양한 고성능 맞춤형 부품·사양인 N옵션(25가지)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N옵션은 브레이크·서스펜션 등 주행성능 관련 부품 외에도 카본·알칸테라(인조가죽의 일종) 등의 소재를 이용한 디자인 사양 등이 있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이날 공개한 신형 프로씨드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공간 활용성을 겸비한 슈팅 브레이크(왜건) 타입의 모델로, 씨드(Ceed) 라인업 모델이 지닌 스포티함을 좀 더 과감한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씨드 5도어 모델이나 스포츠왜건 모델보다 차체가 더 낮고 길면서 후면부에서는 쿠페 같은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프로씨드는 △1.0ℓ T-GDI 엔진 △1.4ℓ T-GDI 엔진 △1.6ℓ T-GDI 엔진 등 3종의 가솔린 엔진과 1.6ℓ 디젤 엔진 등 4개 라인업으로 내년 1분기 중 유럽 전역에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이날 빨간 색상으로 외관 곳곳에 포인트를 줘 스포티하면서 차별화된 외관을 갖춘 씨드의 고성능 모델인 신형 '씨드 GT'도 공개했다. 씨드 GT 역시 내년 1분기 중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프로씨드 등 오늘 선보인 차종들은 유럽 시장에서 기아차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쏟아지는 친환경차
전기차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어김없이 등장했다.
기아차는 첫 순수 전기차인 '니로 EV'를 이날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올해 말 출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는 완전한 니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각각 EQ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더 뉴 EQC 및 지난달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중형 SUV 스타일의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을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 유럽 주요 브랜드 일제히 신차 공세
유럽 주요 브랜드들은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물량공세를 펼친다. 특히 푸조, 시트로엥, 르노 등 프랑스 자동차 업체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2년만의 자국 모터쇼를 맞아 일제히 신모델들을 쏟아냈다.
시트로엥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뉴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 콘셉트를 비롯해 뉴 C4 칵투스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하이브리드 콘셉트는 2023년까지 80%, 2025년까지 100% 전동화 라인업 구축을 목표로 한 브랜드의 첫번째 PHEV 모델로 2020년 상용화 예정이다.
푸조는 뉴 푸조 508 SW, 푸조 e-레전드 콘셉트와 함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또 다른 프랑스 대표 완성차업체 르노는 카자르 페이스리프트와 트윙고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자르는 2015년 출시된 C세그먼트 SUV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인테리어 위주로 디자인이 변경됐다.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2014년 출시된 경차 트윙고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다. 디자인과 사양을 보강해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특히 르노는 '이지-얼티모(EZ-ULTIMO)'를 공개하며 미래형 공유 모빌리티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지-얼티모는 도심형 공유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이지-고(EZ-GO), 라스트 마일 기술을 탑재한 이지-프로(EZ-PRO)와 동일한 플랫폼을 갖춘 프리미엄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르노는 향후 2020년부터 파리시와 함께 이지-얼티모를 통한 프리미엄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브랜드들도 각종 신차들을 선보였다. BMW는 뉴 M5 컴페티션을 비롯해 X5, M5 컴페티션, Z4, 8시리즈 쿠페를 출품했다. 또한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7세대 '뉴 3시리즈'를 공개했다.
BMW 3시리즈는 전 세계 시장에서 150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BMW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모델이다.
SUV인 X5는 4세대 신차다. 이전 세대보다 크기를 키우고 주행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M5 컴페티션은 기존 M5의 출력과 주행성능을 한층 더 강화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UV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GLE의 신형 모델 더 뉴 GLE를 비롯해 더 뉴 B-클래스등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설적인 레이싱카 W 125의 오마주로 제작된 비전 EQ 실버 애로우 등 EQ 브랜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아우디는 신형 소형 SUV 'Q3'와 소형 세단 'A1 스포트백', 'A4' 페이스리프트 등을 출품했다.
이 외에도 렉서스는 '뉴 렉서스 RC 스포츠 쿠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한편 7세대 뉴 제너레이션 'ES' 럭셔리 세단, 플래그십 쿠페 LC에 플레어 옐로 색상을 적용한 'LC 옐로 에디션' 등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