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도 외면한 대만" '단교 도미노' 우려 확산

2018-10-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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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서 '침묵'한 대만 수교국 6곳

가까워지는 중국·바티칸···'긴장'하는 대만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아주경제DB]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이 ‘단교 도미노 사태’가 벌어질까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중국과 바티칸간 외교 관계 정상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그 동안 대만의 유엔 재가입 지지를 표명했던 수교국들도 하나 둘씩 대만을 외면하면서다.

◆ 유엔총회서 '침묵'한 대만 수교국 6곳
2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각)까지 일주일간 이어진 유엔총회 일반토론에서 대만 수교국 17개 국가 중 11개국 만이 대만의 유엔 가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나머지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과라, 아이티, 스와질란드, 바티칸 등 6개국은 '침묵'을 지켰다. 역대 최저 숫자다. 지난 해만 해도 15개 수교국이 대만 유엔 가입 지지 연설을 했다.

VOA는 중국의 압박 속에서 대만의 수교국이 하나 둘씩 대만을 외면하고 중국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지난 1971년 중국의 가입과 함께 유엔에서 축출된 대만은 유엔 회원국에 대만의 유엔 재가입을 촉구했고, 대만 수교국들은 일반적으로 유엔총회가 열릴 때마다 대만의 유엔 재가입 지지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도미니카 공화국,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는 대만 지지 발언을 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4년간 대만 유엔 재가입 지지발언을 했던 아이티도 올해 대만을 외면했다. 지난 5월 대만을 방문한 조베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대만에 1억5000만 달러 인프라 차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당시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던 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만을 외면한 도미니카공화국이 올해 5월 대만과 단교한 것으로 미뤄볼 때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올해 '침묵'을 지킨 6개국이 향후 단교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만의 불안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만 수교국 현황.[자료=대만 외교부]


◆ 가까워지는 중국·바티칸···'긴장'하는 대만

최근 중국과 바티칸 사이가 가까워지는 것도 대만은 불안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는 3일 중국 주교가 56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시노드)에 참석한다고 홍콩 명보가 이탈리아 '바티칸 인사이더'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22일 중국과 교황청간 주교 임명 예비 합의안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바티칸 인사이더는 "이번에 두 명의 중국 주교가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교황청과 중국의 합의 후 이뤄낸 하나의 성과로서, 중국교회의 정상화를 향한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67년간 끊겼던 중국과 바티칸 간 외교관계 정상화도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1951년 바티칸이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것을 이유로 공식 외교관계를 파기했다. 1980년대부터는 ‘자선자성(自選自聖)의 원칙’에 따라 교황청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며 바티칸 교황청과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이래 중국과 바티칸간 관계 회복은 급 물살을 탔다.

중국·바티칸 수교설에 대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 바티칸간 수교를 반대하지 않으면서 바티칸이 중국 및 대만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갖는 형태를 주장하고 있지만, '하나의 중국'을 제창하는 중국으로선 용납할 수 없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

대만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바티칸과의 관계는 안정적”이라고 밝히면서도 “중국으로부터 압력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대만과 바티칸 관계에 '적색 경보등'이 켜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차이잉원 정권 출범 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국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에만 부르키나파소와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가 대만에 등을 돌리고 중국과 손 잡는 등 차이 정권 출범 3년차 벌써 수교국 5개가 대만에 등을 돌리고 중국과 손 잡았다. 이로 인해 대만의 수교국은 17개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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