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량공세에 디스플레이도 비상

2018-10-0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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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공급과잉에 LG 희망퇴직

삼성도 질적 우위 전략 내세워

중국 '디스플레이의 도시'로 부상한 광저우에서 열린 '2018 OLED 파트너스 데이(OLED Partner's Day)'에서 LG디스플레이 TV사업본부장 황용기 사장이 'OLED 중국 시장 전략'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삼성과 LG를 필두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던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막대한 물량과 저가 전략을 앞세운 BOE, CEC판다 등 중국 업체들이 신규 생산라인 수율 개선을 통해 패널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는 11월부터 패널 가격이 다시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TV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감소로 신규 패널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도 '휘청'··· 9월 수출 전년 대비 12% 감소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의 희망퇴직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의 판세변화 탓이 크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매출의 약 90%가 LCD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저가 LCD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실제 중국 BOE는 올 상반기 TV용 패널로 전년 대비 약 31.4% 증가한 총 2562만5000대를 출하해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도 LCD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등에 따라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은 작년 9월보다 12.1%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 수준인 OLED 사업비중을 2020년 40%까지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광저우와 경기 파주에 OLED 생산라인을 새로 짓고 경북 구미공장의 LCD 라인 중 4개를 폐쇄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사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유휴 인력이 발생,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며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 등 사무·기술직군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여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제9회 디스플레이의 날'에서 이와 관련해 "팹(Fab)을 문 닫으면서 나온 인력을 OLED 쪽으로 전환배치하면서 남는 인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이라며 "아직 (규모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희망퇴직인 만큼 희망하는 사람들만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량 위주에서 질적 경쟁 우위 확보로 전략 바꿔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2분기 LCD 패널사업에서 손실을 봤다. 다만 전체 매출 중 OLED 비중이 70% 중반대에 달해 그나마 LCD 패널 가격 하락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OLED를 중소형 패널에만 집중하고 TV등 대형 패널에는 LCD 기술을 고집해 왔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양산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 케파(물량) 위주의 경쟁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질적 경쟁에서 우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가정용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 ‘더 월 럭셔리’ 등을 출시해 시장 우위를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LED는 모듈러 구조로 만든 자발광 스크린으로, 지난달에는 B2B(기업 간 거래)용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등의 수요 증가로,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가격 상승으로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는 만큼 디스플레이 업계 1위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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