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성공은 노력에 비례한다는 것이죠. 어려서부터 부모님, 선생님 등 어른들에게 질리도록 들어온 말입니다. 그런데 성공은 정말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만 판가름 나는 것일까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대학에서의 성적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한 친구는 집안이 여유가 있어서 인턴, 공모전, 해외연수 등 자기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반면 다른 친구는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한 탓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등에 상당한 시간을 썼습니다. 결국 한 명은 스펙을 바탕으로 대형 금융사에 취업했고, 다른 한 명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작은 출판업체에 들어갔습니다.
이 둘을 가른 것은 분명 노력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환경이 노력의 차이를 결정했습니다. 한 명에게는 1만 시간을 투자할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던 데 반해 다른 한 명에게는 그 기회가 부족했던 셈이죠. 이것이 누적되면서 격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입니다. 한번 승자는 계속 승자가 되고 한번 뒤처진 사람은 영원히 뒤처진 채로 남게 됩니다. 이는 다음 세대로도 이어집니다.
누구나 1만 시간을 채울 수 있는 과정의 공정함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도 정의로운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