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1세.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보건의료부는 "꽝 주석이 이날 오전 108군사병원에서 베트남 국내외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가운데 '심각한 질환'으로 별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찌에우 위원장은 "그러나 아직 완치약이 없어 병 진행속도만 늦춰왔는데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다"면서 "꽝 주석은 지난 20일 오후 입원해 같은 날 오후 5시께부터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별세했다"고 말했다.
꽝 주석이 지난해 8월 1개월가량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현지 정가를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돌았다.
지난 11일에도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 지역회의에 참석하려고 베트남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환영행사 때 창백한 모습을 보여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꽝 주석은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의 후임으로 2016년 4월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임됐다.
강한 업무 추진력을 인정 받은 중도 성향의 꽝 주석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 지도자로도 손꼽힌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와 지난 3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을 때 공식 만남을 가졌다. 베트남의 축구 영웅인 박항서 감독에게 직접 1급 노동훈장을 수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안부 장관 시절인 2015년에는 한국 경찰청과 함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해각서에는 범죄 정보 교환 등 협력 강화 방안, 베트남 공안부와 한국 경찰청에 각각 코리안데스크·베트남데스크를 설치해 상대국 거주 교민 관련 사건을 전담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3월 한·베 정상회담 당시에는 문 대통령이 "양국 협력 발전에 있어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처음으로 과거사에 대한 유감을 표하자 꽝 주석은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한·베 간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2019년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나가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정중하게 방안을 요청했을 당시 꽝 주석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양국 정상의 3차 만남은 성사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