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중국 위안화, 그래도 '국제화'는 계속된다

2018-09-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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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절하 흐름에도 위안화 국제화는 '진전'

글로벌 기업 '달러' 아끼고 다른 신흥국 통화는 '리스크' 커

성급한 낙관은 금물, "위안화 국제화는 장기전"

[사진=바이두]



올 들어 시장 예상과 달리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듯했던 중국 위안화는 지난 4월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신흥국 쇼크, 투자심리 악화 등의 영향으로 힘이 빠진 상태다. 통화 당국인 인민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한 개입을 선언하는 등 방어전에 나서면서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이지만 전반적인 절하 흐름은 여전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국제화'를 희생해 '안정'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위안화 국제화의 발걸음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21세기경제보도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7위안 근처까지 치솟았다가 인민은행이 다시 기준환율 결정에 경기대응요소(역주기요소)를 반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6.8위안대로 돌아왔다. 6.8위안 초반까지 기록했다가 최근 소폭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달러당 6.85위안 안팎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3%를 웃돈다. 하지만 무역 등에서 위안화로 결제를 원하는 기업이 줄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동·남아시아 지역 인프라 사업에 참여 중인 중국의 한 대형 설비업체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위안화 가치가 폭락했을 당시 글로벌 결제량이 감소했지만 이번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는 위안화 절하에도 상당수 해외 기업이 오히려 위안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의 결제 비중은 전달 대비 0.43% 포인트 늘어난 2.04%를 기록하며 세계 5대 결제통화의 입지를 과시했다. 1위의 미 달러와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준이고 과거 대비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상황임에도 비중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단 최근의 강(强)달러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달러를 비축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대체 결제수단으로 위안화가 선택되고 있다는 것.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BBH) 외화전략 책임자인 마크 챈들러는 "위안화 절하에도 국제화에 진전이 있는 것은 달러의 공이 크다"면서 "달러 강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달러 조달 비용을 높이면서 다수 기업이 달러 결제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비중이 줄면서 위안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7월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달러 비중은 38.99%로 지난 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외자은행 금융 담당자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적 요소 외에 환율 메커니즘 개혁과 시장화 등 성과도 국제화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 들어 인민은행이 여러 조치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위안화 대외무역 결제, 위안화 투자 편리화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인민은행이 개입해 환율 안정을 유지할 뜻을 밝혔고, 중국의 금융시장 대외개방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며 "위안화 표시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하는 외국기관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청스(程實) 공상은행 인터내셔널 소속 수석 경제학자는 "과거에는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때 국제화에 속도가 붙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처럼 주춤하거나 가치가 하락하고 위안화의 양방향 변동폭이 커지는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국제화가 계속된다는 것은 위안화가 진정한 글로벌 주요 투자·보유 통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지나친 평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문은 다수의 은행 관계자 발언을 종합해 "국제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으로 해외 기업의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올해 초와 비교해 눈에 띄게 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국제화가 진행 중이기 하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외자은행 관계자는 "과거 다수의 전통적 형태의 해외 에너지·채굴 기업이 중국에 석탄 등 원자재를 수출할 때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선택했다"면서 "최근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원자재 수요는 물론 상품 수입량이 모두 감소하고 있어 위안화 결제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다수의 해외기업이 위안화를 선택한 것은 인도 루피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10% 이상 절하된 것과 비교해 위안화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 리스크 '회피처'로 여겨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장기간 보유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신문은 위안화 국제화는 장기전이라고 했다. 앞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의 국제화는 영원히 계속되어야 하는 여정"이라며 "위안화의 국제화는 시장의 선택에 맡겨야 하고 이와 동시에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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