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개월째 ‘경기 회복세’ 판단…“투자는 조정-고용은 미흡”

2018-09-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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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소비 중심의 회복세 이어가” 평가

경기하강 무게 둔 KDI 진단과 엇갈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연합뉴스]

정부가 10개월째 우리경제가 회복세에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고용쇼크‧투자위축이 지속되고, 소비마저 주춤한 상황에서 여전히 긍정적인 경기진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경기 하강에 무게를 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과도 엇갈린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단,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그린북에 ‘회복’이라는 문구를 빼놓지 않고 있다. 대신 석달 연속 ‘불확실성 확대’라는 표현을 이어갔다.

이는 최근 우리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KDI의 경기진단과 다소 거리가 있다. KDI는 경제동향 9월호에서 ‘경기 개선’이라는 표현을 빼고,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실상 경기 하강 국면을 시사했다.

부문별 동향을 보면, 8월 취업자는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두달 연속 1만명대를 밑돌았다.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1년 만에 13만4000명이 늘었다. 실업률은 0.4%포인트나 올라 4%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높아졌다. 청년층 실업률은 10%로 0.6%가 상승했다.

7월 설비투자는 0.6% 감소해 전달(-7.1%)에 이어 마이너스를 계속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상승과 제조업 업황 전망 상승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국내 기계수주‧기계류 수입 감소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건설투자(-4→-0.1%)도 마이너스가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분양물량 감소 등의 부정적인 요인이 여전하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7월 0.5% 증가했다. 비내구재(0.5%), 준내구재(0.5%), 내구재(0.1%) 판매가 모두 늘었다.

백화점매출액은 2월부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8월 할인점 매출액은 전달(-2.5%) 마이너스에서 증가(2%)로 전환됐다.

단,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109.9) 이후 꾸준히 떨어져 8월에는 기준치(100)를 밑돈 99.2에 머물렀다.

7월 전산업생산은 증가로 전환(-0.7→0.5%)됐다. 광공업생산은 기타운송장비‧화학제품‧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5% 증가했고, 서비스업생산은 보합을 기록했다.

수출은 나홀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 수출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512억 달러다. 수출물량은 5개월 연속,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 호황이 고용이나 투자로 연결되지 못하고, 반도체나 석유화학 등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은 한계다.

기재부는 “세계경제 개선과 수출 호조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며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보강(4조원+3.3조원 규모) 등으로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저소득층 일자리‧소득 지원 대책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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