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④지역 관광 활성화..특례 통해 인프라 만들고 지역 관광전문가 육성해야

2018-09-14 06:00
  • 글자크기 설정

정부 지원 · 지역 기초 인프라 구축은 필수

[전라남도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 대웅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도시 근처에 가까운 공항이 있습니까? 차로 얼마나 걸리나요?”

해외 여행사 직원이 가장 자주 묻는 말이자 지역 관광을 홍보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난감한 질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3시간 이상 걸린다는 대답에 해외 여행사 직원의 표정이 달라진다. 이후 사업 이야기는 더 진행되지 않는다. 어렵게 해외 여행사 직원을 만났지만 또 허탕이다.

위의 사례는 한국 지역관광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관광 산업이 정체된 가운데, 지역 관광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각 지역에는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인 건축물 등 다양한 관광지들이 많다. 케이팝(k-pop),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 숙박 시설, 표지판 등 기초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마케팅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 지역별 편차도 심하다. 까다로운 조례로 인해 관광지 안내 표지판 하나 세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관광지의 경우 특례 등을 통해 표지판 등 기초적인 인프라를 더욱 만들 필요가 있다. 

지역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좀 더 관심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노경국 창원시청 관광정책관은 “기초 지자체에 있는 인프라를 균등하게 만들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외국인들이 알기 쉽게 전국의 관광안내소를 비슷한 모양으로 바꾸고, 주요 역이나 터미널에 거점 안내소를 짓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서울로 집중된 여행 관련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킬 필요도 있다. 일례로 한국에서 일본을 가는 비행기는 총 23개 도시에 취항 중이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대도시(서울, 인천, 부산, 대구, 제주, 청주, 무안)에 편중돼 있고, 비행기 수도 적다. 여기에는 ‘시장 논리’가 적용된다. 한국에 오는 일본인보다 일본을 가는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 생긴 '노선 불균형'이다.

이런 불균형은 여행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창원시는 인구 100만명의 도시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인바운드(inbound) 여행사가 현재는 몇 군데 없다. 지역 관광 산업이 열악한 가운데 외국을 나가는 한국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아웃바운드(outbound)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큰 이득이다. 지역의 항공 노선도 여행사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 관광에 마중물을 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산업 관광과 생태 관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지자체 수, 지원 기간, 예산 등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역 관광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한국관광공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 등에 해외 지사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현지 여행사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광역 지자체, 기초 지자체 등과 함께 공유하고, 지역 관광을 발전시키기 위해 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관광공사는 지역관광실을 지역 명소 육성팀, 관광 콘텐츠팀, 관광 컨설팅팀, 관광 개발팀으로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지역 관광 활성화는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창원시의 경우 현재 산업관광, 생태관광 해설사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생생한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어 호응이 좋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이다. 50대 후반~60대 초반의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2018년에만 25명의 해설사를 양성했다. 교육은 지역 대학 관광학과와 연계해 진행했다.

지방의 경우 여행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역 지자체의 경우 순환 근무를 한다. 관광 관련 부서는 인기가 많은 곳이 아니다. 그만큼 인사이동이 잦다. 지자체가 지역 관광 산업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어나갈 수 없는 요인이다. 중앙 정부, 지자체가 함께 손을 잡고 전문 인력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이처럼 관광 산업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 지방 도시 인구수가 날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역 관광 활성화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 



 

[진해 군항제의 명소인 여좌천에 있는 로망스 다리. 사진=창원시청 제공]

[전라남도 영광군에 있는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불교를 전래했다는 불교 최초 도래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