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이 12일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제10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18 GGGF)’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인재육성:대학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현재의 변화가 혁명이라면 과거와의 불연속성은 불가피합니다. 개인과 기업과 국가의 미래는이 역사적 변화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잘 이끌어 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래 일자리 선점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 4차 산업혁명의 선도 필수조건으로 탈경계적 디지털 혁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 원장은 국내 빅데이터 분야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SAP 랩스 코리아(SAP Labs Korea)를 설립해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과 서울대 글로벌화에 기여한 인물로, 세계적 빅데이터 처리 기술인 ‘SAP 하나(HANA)’는 차 원장의 결과물 중 하나다.
이날 차 원장은 “데이터가 모든 학문과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시대에 남보다 앞서 움직이면 아직도 기회는 살아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실정은 정치, 교육, 산업 등이 단기적 대증요법의 한계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내 교육 시스템과 미래 일자리의 괴리로 인한 구조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차 원장은 “연구개발(R&D), 비즈니스, 교육 분야의 기존 관행과 규제가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고급 일자리 창출이 없으면 기존 일자리는 자동화되고, 중국 등 규모의 경제를 갖춘 국가에게 잠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디지털 패권을 쥐려는 치열한 경쟁체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차 원장은 “디지털 패권주의는 미국, 중국, 독일을 중심으로 이미 가속화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국의 디지털 파워는 모두가 두려워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열쇠는 미래 고급 일자리 선점을 위한 인재육성과 탈경계적 구조 혁신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 원장은 4차 산업혁명 미래 선도의 필수조건으로 △새로운 사람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디지털 인재가 혁신을 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등을 제시했다.
차 원장은 “산업간 융합을 수용할 수 있는 탈경계적 디지털 혁신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학문분야에 걸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도구 활용능력을 교육하고, 기존의 교과 과정을 변경하는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재정적, 법 제도적 환경을 새롭게 갖춰 디지털 인재가 혁신을 실험할 수 있는 문화도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 전반의 리더십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은 탈경계적 디지털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2008년부터 ‘천인계획’(天人計劃)이라는 해외 인재유치 활동을 펼치면서 IT, AI, 빅데이터,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인재를 육성 및 영입하고 있다.
차 원장은 이 같은 글로벌 인재 육성 트렌드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위한 전문 공동연구원이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 인재 교육 공동연구원은 국가적 신산업 인력 양성 중심의 △교육과정 공동개발 △교육 연구용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교수요원 교육 △해외 선도대학과 교류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혁신 전문 대학원이 모델이 될 수 있다. 이곳은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학부 전공자를 한 교실에서 데이터사이언스와 디지털혁신사례를 교육하고 있다.
차 원장은 “우리나라가 근본적인 변화를 하려면 국가 차원의 R&D 패러다임 혁신을 통해 자유로운 혁신 실험을 통해 기술창업을 견인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학문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