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경제지주는 전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모아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대외마케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별 제각각이던 유통채널을 체계화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농가소득 증대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농협 하나로마트.[연합뉴스]
농협경제지주가 각 산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모아, 대형마트에 직접 공급하는 대외마케팅 사업을 통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농가별 제각각이던 유통채널이 ‘농가-농협-유통업체-소비자’라는 안정적인 체계로 바뀌면서 도매시장 가격변동성이 낮아졌고, 이로써 소비자부담 완화와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졌다.
특히 사업 시작 15년 만에 거래처가 50배 많아졌고, 매출액은 200배 이상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농협경제지주는 향후 신규 유통채널을 더 발굴하고, 우수 인증농산물 공급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우수 농산물’ 생산해도 유통업체와 거래 불리했던 농가…농협이 나섰다
2002년부터 대형마트 출점이 크게 늘면서 유통업체의 농산물 취급량이 대폭 확대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유통업체는 농산물을 산지 도매상(벤더)이나 도매시장 직접 구매로 조달했다.
산지농협은 전문성 부족 등으로 직접 농산물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산지 역시 외부유통업체와 직접 거래하기에는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농산물을 제값에 거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농협경제지주는 전국적으로 분포된 산지농협의 조직망을 활용해 본부에서 대(對) 유통업체 마케팅을 통합,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대외마케팅 사업을 시작했다.
개별 산지농협이 유통업체를 직접 거래하기에는 전문성과 교섭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협 중앙본부 마케팅 전문조직을 구성, 우수 농산물을 유통업체에 직거래로 연결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산지와 농업인의 실질적 혜택 창출 △유통업체의 거래편의 증가 △농산물 상품성 향상 및 품질 강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2003년 2곳에 불과했던 거래 유통업체 수는 올해 100여곳으로 늘었다. 매출액은 30억원에서 지난해 6127억원을 달성했다. 15년 새 거래업체 수는 50배, 매출액은 2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경쟁 유통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데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며 “그러나 농민이 애써 가꾼 국산 농산물을 더욱 많이 팔겠다는 목표로 외부거래처에 대한 공급을 지속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우수농산물 택배로 받고-편의점에서 구매…판매채널 확대
농협경제지주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대형마트‧식품기업 공급액 7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우선 산지 조직화와 소비촉진 행사를 강화한다. 산지농협에서 품목별 농가 조직화가 미흡한 품목은 공동선별‧공동출하 조직을 집중 육성, 유통업체에 공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제주‧강원‧충남 등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농산물 특판전 행사를 개최해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소비자가 ‘내고향 농산물’을 더 많이 접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식품안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검증된 안전한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농산물에 대한 공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이미 올해 3월 한 대형마트에 GAP 딸기를 신규로 공급했고, 5월에는 ‘GAP농산물판촉행사’를 개최해 참외‧사과‧배‧방울토마토 등을 공급했다.
또 농협 안성농산물 도매센터를 이용해 경기도 6개 시(市)의 438학교 2만명에게 조각과일을 컵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안성센터는 안전하게 조각과일을 생산중이며, 경기잎맞춤조합공동사업법인은 경기 친환경 및 GAP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는 신규 유통채널을 넓히고, 업체를 발굴해 국산 우수 농산물 공급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편의점에 농산물 공급, 소비자들이 어디에서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국산 농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군고구마용 원물 △전처리 채소 △세척사과 등을 연중 공급하고, 수박도 6월부터 일부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홈쇼핑과 T커머스에도 공급을 시작, 집안에서도 편안하게 우수 농산물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올해 2월부터는 감귤‧고구마‧참외‧산딸기 등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농협경제지주는 향후 전용산지 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판매 채널과 방송편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는 “농협 경제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잘 팔아주는 농협’에 있다”며 “대외마케팅 사업을 적극 지원, 우리 농산물 판매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