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베트남 시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확장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지 못하는 LG화학이 신시장 발굴에 나선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8일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빈패스트 그룹'과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에 배터리 공급을 위해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내년 출시할 전기 스쿠터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향후 스마트폰과 전기 승용차, 전기 버스 배터리 등으로 협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배터리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건설중인 빈패스트 자동차 생산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빈패스트 그룹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제조 기술과 인력 등을 받게 된다. LG화학은 배터리를 다른 지역에서 공급할지, 현지 생산공장을 만들어서 공급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LG하이퐁 인근에 LG화학 편광판 공장도 건설 중이라,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LG화학이 하이퐁에 전기차 배터리팩 공장을 만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G화학은 1995년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고다우 공업단지에 디옥틸프탈레이트(DOP) 생산법인인 ‘LG화학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했다. 베트남 북부 진출은 약 23년 만이다.
LG화학은 중국 시장이 막혀 있지만, 글로벌 톱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앞세워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매출은 올해 2조8000억원을 예상하며 2020년 8조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4분기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며 "배터리 공급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논의를 통해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