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태풍 피해로 폐쇄된 일본 간사이공항에 고립돼 있던 자국민의 탈출 소식을 전하며 애국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대만 국적의 여행객을 함께 이송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조국과 함께 가자" 등의 표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은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지난 4일 오후부터 폐쇄됐다. 8000명 가량의 여행객이 공항 내에 고립됐고 이 가운데 중국인 750여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중국 주오사카 총영사관은 대응조를 편성해 이튿날인 5일 오전부터 현지 당국과 협조하며 중국인 여행객을 공항 밖으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인민일보는 "대형 버스 15대를 동원해 5일 오전 11시 반부터 이송 작업을 개시했다"며 "일본 측이 제공하는 교통편을 기다렸다면 3~5일 동안 공항을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고립된 여행객 중 외부 이송을 희망했던 인원은 고속선과 리무진 버스 등을 타고 모두 공항을 벗어났다.
인민일보는 "총영사관 직원들이 모두 이송 작업에 동원돼 그 가족들이 대신 사무실에 나와 전화를 받을 정도였다"며 "대다수의 중국인 여행객들이 국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여행객들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남긴 비슷한 취지의 글들도 상세히 소개했다.
한 여행객은 "우리가 가장 먼저 빠져나왔고 공항을 떠날 때 보니 일본인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강대한 우리 조국을 칭찬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여행객은 "나라 안에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지만 타국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중국 여권은 정말 유용하다"며 "우리 뒤에 나날이 강대해지는 중국이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자"고 주장했다.
"너희들은 계속 기다려라. 우리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집에 간다" 등의 글도 눈에 띄었다.
인민일보는 "이송 과정에서 작은 에피소드도 추가됐다"며 일부 대만 국적의 여행객이 중국 측이 마련한 버스를 함께 이용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여행객은 "몇몇 대만 동포들이 버스에 탈 수 있냐고 물었다"며 "우리는 한 목소리로 '당신들이 스스로 중국인이라고 여긴다면 버스에 올라 조국과 함께 떠나자'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네티즌은 보도를 접한 뒤 "자국민에 대한 정부이 당연한 대응이 지나치게 미화됐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곧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