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플리' 공식페이스북.[이미지=서울시 제공]
또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하 전짝시)'은 방영된 에피소드와 유명 가수의 신곡을 뮤직비디오 형태로 선보였고, 에세이 형식의 책을 출간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중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2017년을 '웹드의 원년'이라고 불렀다. 관련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중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의 30~40%가 웹드라마였고, 출시된 상위 10개 작품의 조회수가 무려 353억 뷰에 달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60여개의 웹시리즈 전문영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2년 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뒤 중국 내 방송시장에서 신작 한국 드라마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 사이 현지 동영상 사이트는 고품질의 웹드라마로 채워졌다. 이런 급변 상황에서 웹드라마 수출은 다시금 한류의 맥을 이어나갈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로 기대된다.
◆시민 극본, 서울시 제작, 해외로 수출 '야심'
서울시가 이런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소비흐름에 뛰어든다.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심장부인 서울을 소재로 한 시민 공모 극본에, 웹드라마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해외에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주체가 상업성을 지닌 민간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국내 지자체 가운데서는 첫 시도다.
대상 극본은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제1회 서울스토리 드라마 공모전' 우수작인 이다빈씨의 '풍경(風磬)'이다. 북촌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가족의 화해'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릴 적 입양을 간 남자 주인공이 세계적인 소설가가 돼 서울에 오고, 가족을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과거 파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어머니, 그리고 가족과 불가피하게 헤어졌던 남자를 그렸다.
주요 무대인 북촌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통인시장, 서울로7017, 인사동, 정독도서관 등 서울의 곳곳이 수채화처럼 담겨질 계획이다. 또한 현재 서울시에서 관광콘텐츠 자원화 차원에서 발굴 중인 30년 이상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오래가게'도 등장,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주인공의 과거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로 끌어들인다.

드라마 대본 공모전.[이미지=서울시 제공]
드라마는 총 10부작(회당 10분)으로 만들어진다. 배우 캐스팅부터 촬영, 편집 등은 '별에서 온 그대', '검법남녀' 등을 선보인 HB엔터테인먼트가 맡는다. 차세대 아이돌 한류스타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예정이다. 시는 오는 12월부터 중국, 일본, 미국, 동남아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송출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인 에이벡스에 수출한 상태다.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는 앞서 '별에서 온 그대' 방영 당시 드라마를 통해 노출된 '치맥(치킨+맥주)', 소주 등 소재로 중국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고자 한다. 예컨대 치맥을 한국 관광 시 반드시 경험해야 할 문화상품으로 알리고, 배경이 될 장소는 자연스러운 핫플레이스로 등장시킨다.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매일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바쁜 일상 탓에 눈여겨보지 못했던 서울의 풍경이 파양된 주인공의 관찰자 시선으로 새롭게 발견되는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며 "차세대 해외 한류를 이끌 아이돌 스타를 적극적으로 캐스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풍경'의 웹드라마 속에 한강과 북촌 골목골목 등 여러 명소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 측은 "지역 곳곳이 관광명소로 확산되고, 웹드는 한류의 맥을 이어나갈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만의 감성 전파해 관광객 유치 이끌 것"
시는 또 다른 드라마 공모전 수상작인 한재원씨의 '서울 밤의 노래(밤빛, 별빛)'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2019년 6월까지 총 10부작(회당 10분) 웹드라마로 제작한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거쳐 배우를 선발하는 일정을 잡았다. 작품은 대리운전기사와 밤무대 무명가수인 두 젊은이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내용이다. 생생한 삶의 현장과 청춘의 감성을 음악으로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총상금 4000만원 규모의 '제2회 서울스토리 드라마 극본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서울을 소재로 한 방송용 드라마 60분 분량의 완성작 원고면 남녀노소, 기성·신인 누구나 가능하다. 9월 한 달간 이메일(dramaofseoul@gmail.com)로 접수를 받는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대상 1편(2000만원) △우수상 1편(1000만원) △장려상 2편(각 500만원) 등 모두 4편을 선정한다. 관광지, 역사, 사람, 삶의 모습을 표현한 극본(사극 장르 제외)을 접수하면 된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의 다채로운 이야기 자원을 대중적인 드라마로 가공해 관광 매력과 개성 그리고 이미지를 국내외로 홍보하려 한다. 이를 위해 대본 공모전 개최에 더해 웹드라마로 제작해서 해외 송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화나 드라마 속에 노출된 배경은 관광홍보 영상물이나 광고보다도 친밀하고 파급력 있게 시청자들에게 각인된다"면서 "최근 콘텐츠 소비가 늘고 있는 웹드라마, 웹툰 등을 상품화해 서울만의 고유한 풍경과 감성을 해외에 전파하고 관광객 유치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전짝시' 포스터.[이미지=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