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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업부 정등용 기자]
지난달 30일 국회에서는 BMW 화재 사고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각계 전문가들은 각자 다른 논리를 펼쳤지만 전반적인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사실 BMW 화재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할 때만 해도 논란의 중심은 발화 원인이었다. EGR(배출가스 재순환장치) 부품 결함부터 시작해 ECU(전자제어장치) 세팅 문제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여러 오류를 지적하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자기 인증 제도’다.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 시행 중인 이 제도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이후 차량 제조사가 직접 안전 검사를 실시한 후 정부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제조사의 최초 검사 후 정부가 2차로 검사하는 방식이라 제조사가 차량 결함을 은폐할 위험도 있지만, 무엇보다 연간 100만대가 넘는 차를 정부의 2차 검토만 거쳐 시장에 출고하는 시스템 자체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부가 가장 먼저 검사하는 ‘형식 승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차량 결함의 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있는 부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는 차량 결함 관련 소송에서 소비자가 직접 이를 증명해야 하는 법적 구조를 갖고 있다. 소비자와 제조사의 정보 비대칭적 상황을 본다면 이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반면 미국은 법정에서 제조사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구조다.
이번 BMW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제도적 시스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제조사를 응징하는 차원이 아닌,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처는 지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