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를 기록하며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느냐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잠정 집계되며 경기하강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제성장률 추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지만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수출·수입 등의 지표가 1년 반 만에 가장 부진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분기별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0%로 뛰었지만 2분기에 다시 내려갔다.
2분기와 상반기 전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8%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정부와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9% 달성도 쉽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3% 증가에 그쳤다.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정부소비 증가율 역시 0.3%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투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 1.8% 성장을 방어하지 못하고 –2.1%로 주저앉았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등으로 주거용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 밖에 설비투자 증가율은 –5.7%로 2016년 1분기 이래 가장 부진했고 수출은 0.4%, 수입은 -3.0%로 집계됐다. 수입 증가율 역시 2011년 3분기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처럼 전반적인 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업종에서도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제조업 증가율은 1분기 1.6%에서 0.6%로 뚝 떨어졌고, 건설업은 –3.1%(1분기 2.1%)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반토막이 났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계절조정기준)은 전 분기보다 1.0% 감소했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소득 등을 합친 지표다.
실질 GNI는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지만, 6개월 만에 다시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3년간 2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비슷한 흐름이라고 진단한다. 일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극단적인 경기하강 국면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경제성장률을 보면 2016년 2분기는 0.8%였고, 지난해는 0.6%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여부는 3분기에 달려 있다"며 "지난해에도 3분기에 경제성장률이 1.4%로 깜짝 성장하며, 3%대 진입에 안착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반박도 나온다. 지난해 조기대선 등에 따른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요 경제연구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3%대 달성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세계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를 정점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건설과 설비투자가 줄어 내수가 안 좋다. 소비도, 고용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기하락 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주력산업인 조선·철강 산업이 망가지고, 자동차 판매도 저조하다. 혁신성장도 좋지만 망가지는 기존 주력 산업성장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