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 회장이 9일 중국 하이난다오 BFA호텔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격변기 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SK]
지난 1일 취임 20주년을 맞은 최태원 회장은 올해를 '뉴 SK'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이른바 '더블보텀라인(DBL)'을 SK가 가야할 새로운 길로 제시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에 그는 '사회적 가치 전도사'를 자처하며 재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SK그룹은 2016년 말 그룹의 경영철학인 SKMS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SK그룹의 각 계열사는 올초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등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임원급 조직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제조 공정에서의 환경오염 감소, 저전력 제품 생산, 협력사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 아이템을 발굴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에는 '사회적 가치(SV) 및 공유 인프라 플랫폼 설명회'를 열고 공유 인프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SK하이닉스가 가진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 SK하이닉스 장비 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SK에너지는 우정사업본부와 공유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는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3500개 우체국과 3570개 주유소 인프라를 공유하자고 약속했다. 이에 SK에너지는 △주유소와 우체국, 전기충전소 등이 결합한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 개발 △인프라 공유를 통해 상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추가사업 발굴 등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올초 출범한 오픈콜라보 센터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유망벤처 및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데 주력했던 SKT가 앞으로 국내외 ICT 업체 및 스타트업, 관련 대학과 협력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SK 각 계열사는 더이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실천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주요 계열사 정관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가함으로써, SK 구성원의 사회적 가치 제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일어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그룹은 지난 60년 동안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물류 등 국가 기간산업을 주축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함께 했다"며 "경제적 가치 창출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 사회와 함께 행복을 나눈 기업으로 성장해가자"고 지난달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