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강수를 뒀지만 현재 북미 양측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지만 변할 수 있으며 전체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전일에는 현재는 한미훈련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즉각 일본까지 참여할 수 있는 한미일 군사 훈련을 기존보다 대규모로 실시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연일 북한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통해 협상에 긍정적으로 나오기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폼페이오 방북 취소라는 강경한 결정에도 북한이 일주일이 넘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에는 북한과 미국 간에 대립 지점이 명확해 쉽게 타협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 이전 종전선언을 먼저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보유 핵무기 신고 등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종전선언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줄곧 강조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경우 지난해의 긴장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인내심이 매우 강하다며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하기는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 상황이 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정부 내 강경파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우 애초부터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종전선언 합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북 강경파들은 기존 정부에서와 같이 북한이 종전선언의 과실만 취하고 비핵화 조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반응이 없이 현재의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경우에는 이들 강경파에 힘이 실리면서 트럼프 정부가 다시 대북 강공 정책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내달 예정인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계획도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인 조치를 보여야만 교착 국면이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