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최근 일대일로의 ‘빚더미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7일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제창한 일대일로가 추진된 지 5년째를 맞이했다”며 일대일로의 의미와 성과를 강조하는 기사를 신문 1면 톱으로 게재했다.
이어 “시 주석은 이 프로젝트를 직접 계획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중국의 역할과 세계적 마인드를 보여줬다”고 자화자찬했다.
5년간 성과에 대해서는 100개에 달하는 국가·국제 기구들의 협력을 이끌어낸 점과 일대일로 협력국가들의 경제적 성장을 꼽았다.
신문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일대일로 협력국의 수출입 규모가 11%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관련 국가의 투자액이 143억6000만 달러로 중국 대외무역투자액의 12%를 차지했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일대일로 협력국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일대일로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아우르는 대형프로젝트로 전 세계적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꿈’”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언론이 최근 잇따른 잡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대일로 감싸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대일로에 동참했던 동남아 국가들의 하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등 국가들이 '일대일로' 협력을 폐기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갔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약 220억 달러 규모의 동부해안철도(ECRL) 구축 사업과 2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알렸다. 과도한 부채가 이유다.
같은 이유로 일대일로 최대 수혜국으로 알려진 파키스탄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위기에 처해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인 항만 운영권을 중국에 내주면서 빚더미에 앉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비난의 화살이 중국으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세계 무역을 방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욕적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다수의 외신도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참여국들을 부채의 덫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