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한국 기업유치에 나서는 한편, 한·파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아드난 이크발 파키스탄 상무참사관은 13일 기자와 만나 "한국과 파키스탄이 FTA를 체결하면 '윈-윈' 할 수 있다"면서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인한 인프라 개선 등 지금이 파키스탄 진출의 적기"라고 밝혔다.
한국은 1983년 파키스탄과 수교를 맺고, 경제 교류를 시작한 지 올해로 만 35년째를 맞는다. 파키스탄은 한국에 순면직물, 면사, 납사 등 섬유관련 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합성수지와 윤활유 등을 수입한다.
지난해 기준 교역규모는 약 13억달러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지만, 4년 전인 2013년(13억 달러)과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파키스탄은 한국과 FTA 체결을 통해 교역량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크발 상무참사관은 "파키스탄 섬유 제품은 가격경쟁력이 있다"며 "한국수입협회 무역사절단의 파키스탄 방문, 산업부 국장급의 교류가 일어나서 빠른 시일 내에 FTA가 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롯데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한국수력원자력 등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조만간 나올 2000MW 수력발전 사업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에 620억 달러(약 68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CPEC)를 시작하면서 해외 기업의 현지 진출도 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기아차 등이 진출을 밝혔고, 전력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건설사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크발 참사관은 "에너지 화학 분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중국과 중동 기업, 한국 롯데케미칼에도 투자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사업은 파키스탄 새 정부가 '100일 플랜'으로 밀고 있는 사업의 일환이다. 파키스탄은 현재 섬유, 플라스틱 등 모든 기초원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장기적으로 기술력 확보와 안정적인 기초원료 확보를 위해 파키스탄 정부가 석유화학단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크발 참사관은 "석유화학단지에 투자하면, 정부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혜택을 주려고 한다"며 "건물을 짓는 데 들여오는 기계에 부과하는 관세 15%, 부가세 17%, 소득세 5.5% 등 총합 37.5%를 면제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인구가 2억명이 넘어서 석유화학 시설이 들어오면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맞출 수 있다"며 "석유사업의 성장률이 매년 10% 이상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