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국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 신호가 점차 커지고 있다.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달보다 0.3포인트 감소한 99.2를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이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OECD는 한국은행‧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경기선행지수를 산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꾸준히 이 지수가 하락하고 있는데다,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지난해 3월(100.98) 이후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달과 비교해 하락했다.
이는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했던 외환위기 시절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던 감소폭은 3월(99.93) 기준치 아래로 내려간 이후 0.2포인트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6월엔 0.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한국뿐 아니라 OECD 회원국도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지만, 한국은 하락 시점과 감소폭이 더 크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1월 100.23으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주요 7개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도 올해 1월부터 내리막길이다.
통계청의 지표 역시 하락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2포인트 하락한 99.4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향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한 100.0에 머물렀다. 5월에 보합을 나타냈지만, 2월부터 하락 흐름이다.
한편, 정부는 아직 경기둔화 판단을 공식화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매달 발표하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9개월 연속 ‘경기 회복세’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상반기 2.9% 성장해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경고 신호에 둔감하게 반응하면 정책대응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