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까지는 수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탄탄한 대본과 연출력,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드라마에는 주연 배우들은 물론, 개성있는 신스틸러 조연들의 활약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하나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 속에 막을 내린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조건들이 모두 조합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특히 출연한 모든 조연들이 입체적인 캐릭터에 살아있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배우 중 한 명이 바로 강기영이었다.
먼저 강기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마친 소감에 대해 “너무 좋은 현장 분위기와 기대 이상의 성적, 화제성이 뛰어난 작품을 해서 너무 기분 좋았다. 거기에 박유식이라는 매력 있는 캐릭터로 기용해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배우와 스탭들 너무 애썼다. 케미 맞추느라 고생 많았다. 너무 화기애애했고 정말 힐링했다. 더할 나위없다”며 아쉬움을 가득 담아냈다.
이어 “웹툰을 정말 재밌게 보긴 했다. 연애 로맨스가 주된 스토리라 소재가 한정적이긴 했다. 그걸 드라마로 어떻게 표현을 할까 싶었는데,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들이 같이 협동해서 만들어낸 것 같다. 황보라, 황찬성 등 캐릭터들이 풍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기영이 연기한박유식 캐릭터는 그야말로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감초 역할이었다. 특히 웹툰에 나오는 모습과 100% 이상 일치하는 싱크로율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징들이 잘 나와있다. 홍삼을 좋아하고 이혼남에 병약하고 무시당하는 캐릭터를 창조해야한다는 부담감은 덜어줬다고 생각한다. 웹툰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감독님도 너무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웃었다.
이어 “흉내를 많이 냈다. 극중 웹툰처럼 노란머리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기업의 사장이니까 노란머리는 좀 그렇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캐릭터 티셔츠는 많이 입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애드리브도 원 없이 했다는 강기영은 “싱크로율 200%, 10000%라는 말들이 정말 뿌듯했다. 준비를 잘 했구나 싶었다. 원작에 위배되는 경우도 없었기 때문에 원작을 보셨던 분들도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니만큼 강기영 역시 예전보다 부쩍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실감했다고. 그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체감적으로 많이 알아봐주시더라. 대중 분들이 알아보는 시선들을 느끼게 됐다”며 웃었다.
박유식은 이영준에게 연애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이혼남이라는 설정이 코믹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웹툰 자체에 강기영이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어필했고 허락해주셨다”며 “경솔하기도 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이론은 빠삭한데 실천은 잘 안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상대역으로 나왔던 ‘전처’ 배우 서효림과의 진한 스킨쉽이었다. 강기영은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 웃겼다.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너무 긴장되는데 너무 웃기기도 했다”며 “가장 짜릿할 때는 스탭들이 웃어서 NG 날 때가 가장 짜릿했다. 그렇게 시작하니까 너무 재밌더라. 효림 씨도 계속 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브신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웹툰에서는 재결합하는 장면이 늦게 나왔다. 그래서 재결합 하는구나 했지 아니었으면 어떻게 마무리됐을지 몰랐을 거다”라며 “(스킨쉽을 할 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쫑파티 하는 날 그 장면을 모두 같이 봤는데 정말 열광적인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강기영은 스스로를 ‘만찢남’이라고 표현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가장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틀린말도 아니다. 강기영은 “‘W’를 같이 할 때 이종석 씨도 만찢남이지만 저 역시 만찢남이지 않느냐”고 웃었다.
더불어 자신이 꼽는 가장 매력적인 ‘김비서’ 속 캐릭터 연기에 대해서는 봉세라 과장 역을 맡았던 황보라를 꼽기도 했다.
강기영은 “황보라 씨가 동갑인데 사실 여배우가 그렇게 망가지는 게 쉽지 않을 거다. 자신의 무기를 보여준 것 같더라”며 “한 번 쯤은 (장면이) 겹칠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거의 겹치지 않았다”며 그의 연기에 대해 존경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극중 자신의 비서로 나온 예원에 대해서는 “정말 설 비서 그 자체다. 칭찬만은 아니다”라고 웃으면서도 “너무 유쾌하고 재밌다. 제게 엎어야 할 홍삼을 자신의 얼굴에 흘리는 등 그런 실수들이 너무 웃겼다. 예원 씨와 함께 촬영하는 날은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강기영 스스로에게 “리즈를 경신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느낀 것도 달랐고, 저를 한 번 더 점프 업 시켜준 작품이라 생각한다”면서 “시청자 분들에게는 두고두고 돌려보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실제로도 그런 피드백을 많이 접했다. 힐링도 많이 됐고 울적했는데 기분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들은 정말 좋았다. 회자되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 사실 한류 드라마로 세계에 널리 퍼져갔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드러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