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경제성장률로 ‘포스트차이나’로 주목받는 베트남이 중국의 ‘짝퉁 천국’ 불명예도 물려받을 기세다. 최근 ‘짝퉁 한류’ 매장인 무무소(MUMUSO)와 ‘짝퉁 일본’ 매장인 미니소(Miniso)가 적발된 데 이어 베트남 최대 유아용품 유통업체의 가짜 상품 판매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호찌민시장관리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8만8000건 이상의 밀수·사기·가짜제품 유통 등의 위법행위를 적발해 7조4000억 베트남동(약 3559억4000만원)의 벌금을 관련 업체에 부과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콘쿵은 호찌민 등 베트남 전역에 31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일본 DAIWA-SSIAM펀드 투자 유치를 통해 2020년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 설립을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 산업 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회사의 매출액은 5240억 베트남동, 세전 이익은 80억 베트남동을 기록했다.
호찌민시장관리국의 응웬 짱 틴(Nguyen Trng Tin) 부국장은 “콘쿵 매장에서 판매 중인 수입제품에 대한 송장, 주문서 등 법적 문서를 콘쿵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관련 문서를 제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시장관리국에 따르면 콘쿵 매장에 진열된 수입상 플라스틱 우유 용기에는 독일 기술로 제조됐다고 알리는 라벨이 부착돼 있었지만, 원산지 표시는 없었다.
틴 부국장은 “콘쿵 유통 제품에 부착된 대부분 라벨에는 법적으로 요구하는 정보가 부족했다”며 “이는 콘쿵이 짝퉁 유통, 밀수, 사기 등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법적 처벌을 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콘쿵의 위법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확인하고자 계속해서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소비자가 콘쿵 판매 셔츠에 부착된 ‘메이드 인 태국(Made in Thailand)’ 라벨이 다른 제품의 라벨과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는 불만을 제기하자 호찌민시는 지난 두 달간 콘쿵의 짝퉁 유통을 조사했다.
당시 콘쿵 측은 문제의 셔츠가 태국에서 수입됐다고 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셔츠를 산 약 4000명의 고객에게 셔츠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쿠폰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해당 셔츠에 대한 추가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할인 쿠폰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관리국의 추궁에 콘쿵은 “짝퉁을 판매하지 않았다”며 “태국 협력 업체가 이름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제조업체의 ‘기술적 실수’로 라벨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이 가짜 제품을 판매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람에게 10억 베트남동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짝퉁 판매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지난달 30일 응웬 꾸옥 미미(Nguyen Quoc Mimi) 콘쿵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소비자를 속일 이유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