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중산층, 한국은 몇평에 사나? 프랑스는 악기 다룰줄 아나

2018-08-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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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SNS달군 '중산층 별곡' 그후....삶의 가치 달라졌나

2012년 10월 검색어에 '중산층 별곡'이 불쑥 올라왔다. 2007년에 한 노동단체 간부가 올려진 것으로 보이는 칼럼이 누군가의 눈에 띄어 '공유'되면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중산층 별곡은 여러 자료들을 발췌 정리하여,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을 나름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한 방송에서 '중산층'에 대한 궁금증을 다뤘다.]



# 중산층 별곡에 대한 두 가지 반응
당시 이 '별곡'을 접한 사람들은, 우선 한국의 중산층 기준을 보면서 자신과 은근히 비교해보기에 바빴다. 31평 아파트와 중형차, 예금잔고 1억 등의 잣대는, 간략하게 정리돼 있지만, 그 기준에서 빠지는 사람들을 상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는 왜 이렇게 '재산과 소득'만 따지느냐 하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삶의 가치나 공동체적 의무, 그리고 문화적 향유같은 것을 기준으로 넣은 외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만 '저열한 기준'의 중산층에 집착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 중산층의 구성원들이 바뀌어온 역사

한국의 중산층 개념이 생긴 때는 일제 식민지가 시작되면서부터로 잡는다. 당시 중산층의 농민이었다. 해방 이후 관청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안정된 직장의 매력과 함께 중산층에 포진한다. 산업화가 되면서 상인과 제조업자들이 신중산층을 형성하고, 이후 샐러리맨과 서비스 분야의 근무자들이 신중산층을 확장한다. 첨단 정보통신 산업이 성장하면서 중산층 또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 왜 한국은 연봉을 따지는 중산층이 되었을까

이 땅에서 중산층이라는 말을 쓴 것은, 계급이나 계층 인식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권위주의 군사정부의 탓도 있다고 한다. 상류층과 중류층과 하류층의 구분이 사회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정권의 우려에, 중류층이나 중간층 대신 '중산층'이라는 비교적 건조한 경제적 개념을 강조한 말이 쓰이게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중산층 별곡'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된 잣대들은, 중산층과 중류층의 개념 차이를 깔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 자각중산층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중산층 개념에서 최근에 자주 거론되는 것은 '자각중산층'이다. "나는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2012년 현대경제연구원이 밝힌 '자각증산층' 비율은 46%였다. 그런데 그 전해인 2011년 통계청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조사한 중산층 비율은 64%다. 이 18%P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은, 중산층이면서도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산층의 정체성과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경제위기가 오면, 중산층부터 흔들린다

왜 중산층은 흔들리게 되었을까. 1997년 IMF 위기가 시발점이었고, 이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되고 정년개념이 약해지면서 중산층의 불안이 가중되었다고 보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이러니한 것이, 1997년 이전에는 자신이 중산층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이후에는 중산층이면서도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가 부진해지고 고실업이 풀리지 않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진입과 소상공인들의 몰락 사태를 겪으며, 중산층의 급속한 와해가 오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 두 가지 과제

중산층 문제는, 사회 구조의 건강성을 담보하는 '소득 및 소비' 계층의 안정감과 자부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경제적 측면의 숙제를 안겨준다. 거기에, 우리도 이젠 중류층의 삶의 품질에 대해 좀더 관심을 높일 때가 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어느 것이나 새로운 중산층 기준과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논지는 같다. 영상을 통해, 한국 중산층의 당면한 문제들을 곱씹어보면 어떨까.

                         이상국 아주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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