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 장사로 지나치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은행보다 더 많은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전형적인 '통계 오류'라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에 따르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7%, 저축은행은 6.8%다. 저축은행이 은행보다 4배 높다.
저축은행들은 차주 신용도 차이를 고려할 때 NIM 수준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라 은행이 예대마진에 기초한 손쉬운 영업을 하면서도 고연봉 직원들을 데리고 낮은 생산성을 내는 것"이라며 "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순하게 수치를 비교한 것은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이익을 많이 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이 흑자로 돌아선 건 3년도 안 된다. 2007년 3367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저축은행은 점차 실적이 줄면서 2010년 적자를 냈다. 2011년엔 저축은행 사태를 거치면서 부실 저축은행이 정리된 뒤 2015년에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저축은행업권은 당기순이익을 확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 79개사가 평균 132억원의 순이익을 낸 셈이다.
이에 반해 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은행 역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는 건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원대 수준이다.
똑같은 이자 장사를 하더라도 은행과 저축은행엔 차이가 있다. 은행은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준다. 반면 저축은행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4~10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한다.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다. 또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총자산이익률(ROA)은 저축은행이 평균 1.4%로 은행(0.7%) 대비 2배 높고, 자기자본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저축은행이 12.5%로 은행(9.6%) 대비 2.9%포인트 높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거래고객의 신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은행과 저축은행을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ROA와 ROE가 대출금리로만 결정되는 것도 아닌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ROE에 후순위 채권이 모두 빠져서 지나치게 높게 나왔다"며 "대손충당금뿐 아니라 원가와 비용까지 모두 고려해서 NIM을 판단해야 하는데 자료엔 빠져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