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공룡인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쯔광그룹)이 프랑스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25일 주식시장에 전해지며 그룹 산하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돼있는 쯔광주식회사(紫光股份)와 쯔광궈웨이(紫光國微) 주식은 이날 각각 7.04%, 2.54%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쯔광주식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상한선인 10%까지 치솟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칭화유니와 랑셍은 약 한달 전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프랑스·독일 등 관련국 승인과 랑셍 회사내부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칭화유니는 4개 은행으로부터 15억 유로의 단기대출도 받기로 한 상태다.
칭화유니가 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 것은 약 2년 만이다. 칭화유니는 그동안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을 인수하려 했다가 미국 당국의 규제에 가로막혀 이를 접은 바 있다. 또 실리콘웨어 프리시전 인더스트리스, 파워테크 테크놀로지, 칩모스 테크놀로지 등 대만의 칩 제조사에 대한 지분투자 계획도 대만 당국의 조사로 좌절됐다.
1988년 설립된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 산하의 산학연계기업이다. 스프레드트럼, RDA마이크로 등을 잇따라 인수해 몸집을 불려가며 중국 1위 반도체 설계업체로 우뚝 섰다. 지난 2016년 7월 중국 정부 주도로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武漢新芯·XMC)의 지분 과반을 인수해 산하 반도체 사업부문과 합병시키기도 했다. 2016년부터 우한(武漢), 난징(南京), 청두(成都)에 1000억 달러(약 112조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립하며 중국 반도체 굴기를 주도하고 있다.
칭화유니가 인수하기로 한 랑셍은 1979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스마트 카드와 전자 리더기 등의 핵심 통신부품인 커넥터를 주로 생산하는 스마트 칩 업체다. 연 매출액은 5억3500만 유로로, 전 세계 9개 생산기지에서 모두 3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싱가포르·태국에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