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기기 업계 1인자가 중국 선전거래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창업판(創業板)에 상장한다. 지난 2016년 3월 미국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한 후 2년여 만에 중국 본토 증시로 회귀하는 것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소재 의료기기 업체인 마이루이(邁瑞, 영문명·마인드레이) 바이오의료전자유한공사(이하 마이루이 의료)가 전날 선전거래소 창업판 기업공개(IPO) 심사를 통과했다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25일 보도했다.
마이루이의료는 앞서 6월 상장한 중국 배터리 업계 1위기업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를 제치고 창업판 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당시 CATL은 IPO를 통해 모두 53억 위안을 조달했다.
마이루이의료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00억 위안을 넘어서 CATL, 원스주식(溫氏股份)에 이어 창업판 시총 '톱3'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중신건설증권은 보고서에서 마이루이의료를 상장도 하기 전부터 주요 추천종목 리스트에 올렸을 정도다.
다만 일각에선 마이루이의료 의료기기 부품 일부가 미국산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의료기기를 고관세 품목에 넣은 만큼 향후 회사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마이루이의료는 IPO로 조달한 자금을 마케팅 서비스 체계 업그레이드, 정보시스템 구축, 은행 대출금 상환, 자본금 보충, 생산기지 확충, 제품센터 건설 등 8개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마이루이의료는 생명의료정보, 체외진단기기, 의학영상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현재 마이루이의료 제품은 전 세계 190여개 국가와 지역에 수출되고 있으며, 중국 내 11만개 의료기관과 99% 이상 3급 대형병원에 납품되고 있다. 중국 내에만 17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북미·유럽·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지역의 30여개 국가에서 40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루이의료에 따르면 2015~2017년 매출액이 각각 80억1300만 위안, 90억3200만 위안, 111억7400만 위안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같은 기간 순익은 9억1000만 위안, 16억 위안, 25억8900만 위안에 달했다. 2017년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해외 매출이 전체 회사 매출의 절반 남짓 차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마이루이의료의 경쟁력은 핵심 기술 연구개발(R&D)에 있다. 2015~2017년 R&D 비용은 각각 9억8800만 위안, 10억8900만 위안, 11억3200만 위안으로, 매출의 약 10% 이상을 R&D에 쏟고 있는 것.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도 마이루이의료를 방문해 자주혁신과 핵심기술을 강조하며 중국 의료산업 발전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1월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광둥성 선전을 둘러보면서 마이루이의료 본사를 찾은 바 있다.
사실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발전이 비교적 더뎠다. 중소기업이 난립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취약한 상황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캐피털 아이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전 세계 의료기계 기업 '톱50' 순위에 오른 중국기업은 마이루이의료가 유일했다.
마이루이의료는 중국을 비롯 전 세계 의료기기의 중요 생산기지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은 대부분이 중저가로, 고급 의료기기 시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중국 약품감독관리연구원 '중국 의료기기산업발전보고서(2017)'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의료기계 산업 연 매출액이 7000억 위안(약 115조8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10년간 중국 의료기계 산업은 매년 10%씩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